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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땅, 약속의 땅을 향하여
러시아 볼고그라드를 찾아 '윈윈 전략' 모색 !
2010년 08월 12일 (목) 22:03:20 류기석 yoogiseo@yonsei.ac.kr

지난 5월31일부터 6월6일까지 6박7일 동안 러시아 볼고그라드 농과대학 및 고려인들을 돕고 있는 은혜교회 그리고 지구촌 자연농업센터 등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 현재 러시아내 고려인 분포는 변동이 있음  

   
▲ 초기 러시아 고려인들

스탈린그라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볼고그라드는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1,100㎞ 떨어져 있으며, 한반도만한 넓이의 광대한 지역이다.볼고그라드 주는 러시아 연방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볼가강 하류와 돈강 중류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전원풍의 도시로 현재 약 3만5,000 여 명의 고려인들이 이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름농사를 위해 이주해온 고려인들까지 치자면 실제로는 7만 여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방문은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소외된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연세대학교 CT연구단(단장 설용건 연세대 화공생명공학 교수)이 2009년부터 조 선교사를 소개받아 그곳 고려인들의 힘겨운 삶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일단 에너지자원 및 허브식물에 대한 분포와 환경조사 등의 실태파악을 위할 겸 자비용으로 찾게 되었다.

   
▲ 러시아 고려인들의 움막생활

   
▲ 볼고그라드 농과대학 본관

또한 그곳의 허브식물현황 조사 및 연구를 위해 현지 볼고그라드 농과대학과 은혜교회, 조한규 지구촌 자연농업센터 등과 교육적 연구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허브식물의 적응실험, 현지에 자생하는 허브식물의 개발과 더불어 응용제품을 생산, 고려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함이었다.

인천공항에서 곧장 러시아 모스크바공항을 거쳐 볼고그라드 공항에 도착하니 23시 55분이 되었다. 밤공기는 후덥지근했다. 마중 나온 조익현 선교사의 봉고차와 승용차에 나눠 타고는 볼고그라드 인근 숙소로 향 했다.

   
▲ 볼고그라드 농과대학 부학장과의 대화, 왼족부터 부학장, 조선교사, 설용건 단장, 궁노루 이상명 대표, 허브다섯메 조강희 대표, 고려인 통역과 러시아인 통역 모습

   
▲ 볼고그라드 농과대학 학장과 연세CT연구단장과의 협의 장면

러시아 볼고그라드 고려인들과 러시아인들의 복음화를 위해 온몸으로 기도하고 있는 조익현(69) 선교사는 이곳에서 18년째다. 독일에서 광부로 살던 조 선교사는 늦게 선교에 헌신, 러시아와 중국, 북한을 연결하는 선교사역을 하기 위해 사할린으로 갔다가 다시 볼고그라드로 이주했다고 한다.

현지에 볼고그라드 은혜교회를 개척한 이후 주변지역에 총 29개의 교회를 세웠다. 볼고그라드 내 한인선교사 중 가장 오랫동안 고려인들을 위해 헌신해 왔으며, 개척한 교회에 약 3000명의 러시아인과 고려인이 출석하고 있다. 볼고그라드 은혜교회에는 약 300명이 출석하며 95%가 고려인이다.

   
▲ 상호협력(MOU) 체결장면

   
▲ 상호협력(MOU) 체결장면

러시아는 현재 지구상에서 천연자원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국가라고 소개하면서 아직은 많은 사람들의 심령이 깨끗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필자도 고려인들의 아름다운 미소와 친절함 그리고 성실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자본의 급속한 팽창으로 농촌과 농업이 몰락하면서 중상층에서 자신들도 모르게 하층민으로 전락한 고려인들의 경제는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위기는 고려인들뿐만이 아니라 러시아인들도 마찬가지다. 조만간 물질주의가 만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시급히 자연농업을 통한 친환경먹거리 생산과 유통, 유기축산 등 생태적 삶을 위한 지혜와 복음을 전할 경우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고 조 선교사는 이야기한다.

   
▲ 양교의 기념품 전달식

   
▲ 학교소개

   
▲ 러시아 방송출연

볼고그라드를 중심으로 인근지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고려인들은 농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이에 러시아동포들의 삶에 따스한 애정을 가지면서 한국교회가 농업선교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볼고그라드는 보수적인 측면이 강해 아직도 공산주의가 강해 전도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사람들의 영혼이 맑아 한번 복음을 전하면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현재 조 선교사는 볼고그라드에 중심 선교센터 역할을 할 교회를 정부로부터 약 2500평의 땅을 불하받고 교인들과 직접 건축했다. 또한 그곳으로부터 2~3시간 거리에는 18만 평에 이르는 지구촌자연농업센터가 세워지고 있다.

   
▲ 토양박물관 견학

   
▲ 학교박물관 견학

조 선교사는 우리네 허름한 농촌마을과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을 한다. 전체대지는 200 평쯤 되어 보이고, 집안은 미로다. 마당에는 푸성귀들이 쑥쑥 자랐고, 오래된 포도나무 넝쿨이 집 앞에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사택 내에는 기독교농군학교의 숙소가 있는데 일행은 그곳에 짐을 풀었다. 그런데 왠 모기가 그렇게도 많은지 모기들의 천국 러시아에서의 첫날밤을 맞았다.

둘째 날, 일찍 일어난 일행은 거미줄 같이 줄지어 난 시골길을 따라 동네주변을 산책하면서 자생들꽃들의 서식환경과 수종들을 둘러봤다. 집집마다 가지각색의 정원을 만들어 온갖 풀꽃들을 감상하는 러시아인들은 화훼가 생활화된 느낌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러시아인들은 길거리에 예쁜 꽃이 핀 상태를 그냥 감상만 할 뿐이지 꺾어가 우리마냥 자신만을 위한 꽃병에 꽂지 않는단다. 여럿이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 더욱 유익하다는 판단에서란다.

   
▲ 에너지교육 및 연구시설 방문

   
▲ 축산농장 방문

아침부터 더위와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모기로 인해 시달려야 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과 야트막한 언덕에 구획된 수많은 전원주택과 정원 그리고 포도나무와 뽕나무 등의 수목들을 관찰하면서 후덥지근한 하루를 맞았다.

오전에는 볼고그라드 시내에 있는 농과대학을 방문하여 학장 및 부학장, 대학관계자들을 만나 환담하고 상호협력(MOU)을 추인했다. 전통이 있어 보이는 본관건물의 웅장함 속으로 들어가 보니 부학장실이다. 여성분이 부학장인데 환한 얼굴로 맞아줘 대화가 부드러웠다. 잠시 환담을 나눈 뒤 학장실로 안내되어 작은 얼굴과 키에 미소가 넘치는 학장 등과 양교 소개와 상호협력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 볼고그라드 농대 학생들

   
▲ 볼고그라드 농대 학생들

   
▲ 볼고그라드 농대 학생들

러시아 방송에서도 양교의 상호협력에 대한 소식을 비중 있게 취재했다. 이후 토양관과 대학박물관, 공예실, 과학기술실험실, 가축사육시설과 동식물실험실 등을 돌아본 뒤, 활기가 넘치는 캠퍼스를 거닐며 점심식사 장소인 영빈관으로 향했다. 학장, 부학장 등의 대학관계자들이 정성껏 마련한 국수 요리로 즐거운 식사를 나누었다.

   
▲ 볼고그라드 농대(축산학과) 학생들

   
▲ 볼고그라드 농대 교수들, 오른쪽의 말은 굉장히 비싼 종마

오후에는 볼고그라드 농과대학에서 30Km 쯤 거리에 있는 실습농장을 견학했다. 그곳으로 가는 도중의 들판에는 거의 농사를 짓지 않아 풀들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3,000ha의 농장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 밀과 보리 등의 시범포가 있었고, 빈 땅에 기능성 쑥(허브)을 대학관계자들로부터 소개받았다. 고유한 향을 품고 있는 약쑥의 연구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듯 보였다. 그곳은 볼가강이 유유히 흐르는 최적의 입지조건이지만 건물들은 낡고 대학의 농지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 볼고그라드 농대 만찬

   
▲ 볼고그라드 농대 실습농장

볼고그라드 농과대학을 나오면서 엄청난 실습농장 규모에 비해 그 쓰임새는 많지 않은 면면을 확인했다. 이로써 현재 러시아 농촌이 처하고 있는 실상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공산주의 시절 운영되었던 집단농장 등 농업이 붕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곡물생산국  3위다. 가볍게 여길 부분이 아니다.

지금 러시아는 130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과 산불 확산으로 이달 15일부터 올해 말까지 밀을 비롯한 곡물 수출을 중단하기로 이달초 결정했다고 한다. 세계 밀 생산량은 1위로 이미 치솟고 있던 국제시장 밀 가격이 심상치 않다.

   
▲ 볼고그라드 농대 실습농장

   
▲ 볼고그라드 농대 실습농장

이러한 때 비옥한 땅과 자원이 있고, 근면한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이곳을 우리들이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려인들은 1990년 소련 붕괴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더 나은 삶을 찾아 남부러시아로 이주했다. 그 중 대부분이 볼고그라드 주로 이주했고, 아직까지도 그 행렬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땅을 소유하거나 농기계를 소유할 수 있는 자본이 없어 고율의 이자(월 5%)를 주고 돈을 빌려 땅과 농기계를 빌려 농사를 짓는 것이 현실이다.

대개 고려인 한 가족이 3ha 정도의 땅을 빌려 양파, 수박, 참외, 고추 등의 농사를 지어 현지 유통 상인들에게 판매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윤 창출을 위한 기업농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가족농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90년대 중반 이후 이주한 고려인 동포들은 러시아 시민권을 받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문제다.

   
▲ 볼고그라드 농대 실습농장, 볼가강에 인접한 곳에서 쑥(허브)식생파악

   
▲ 볼고그라드 농대 실습농장, 볼가강과 인접해 있는 풍경

이유는 옛 소련시절이야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었지만 중앙아시아 각 국가들이 독립한 뒤에는 개별 독립국가의 국민이 되었기에 공식적인 이민 절차를 거쳐야만 러시아 시민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러시아 시민권을 얻기가 쉽지 않다. 현재 볼고그라드 주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 중 반 이상이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국내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조선족 동포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해 보면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고려인들의 불법체류를 정당화하고 이들에게 자립적인 삶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자선해주는 선교방식이 아닌 근면한 고려인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농업회사로의 투자방식이다. 아직까지는 땅값이 싸기 때문에 공동으로 땅을 사서 그들에게 임대해주고, 투자금을 천천히 회수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방식이다.<연재 중> 

   
▲ 볼고그라드 농대 교수와 통역요원

   
▲ 볼고그라드 농대 실습농장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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