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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빛난 한식문화
김치 먹으려고 줄 서
2015년 06월 09일 (화) 15:10:24 이아람 rami9191@naver.com

외국에서는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했나. 나 역시 전세계 수많은 나라가 경쟁을 하는 이 곳에서 운명처럼 애국자가 됐고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적은 제목에 순도 높은 진심만 가득 담겼음을 먼저 밝힌다.

   
▲ 밀라노엑스포 한국관 비비고 레스토랑에서 식사중인 현지 고객들. (사진 = CJ 푸드빌)

지난 5월 1일 ‘2015 밀라노엑스포’가 화려하게 개막했다. 지구 식량 문제와 생명의 에너지를 주제로 전 세계 145개국이 참가한 이 멋진 축제에 한국관은 9번째 큰 규모로 어엿하게 자리잡았다. 이곳에서 내 임무는 한국관 1층에 위치한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bibigo)’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한국의 맛과 음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이다.

이제 운영한 지 20여일 하루 500명 이상의 고객이 한국관 레스토랑을 일부러 찾아와 한식을 즐기고 있다. 이곳에선 서툰 젓가락질로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맛보며 ‘델리지오조!(delizioso, 맛있다는 뜻의 이탈리아어)’를 연신 언급하는 외국인을 매우 쉽게 만날 수 있다. 

지난 14일에는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인 ‘코레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가 이번 밀라노엑스포의 각 부문별 우수한 곳을 선정해 보도했는데 레스토랑 부문에서 한국관을 첫손에 꼽았다.

“토요일 한국관의 레스토랑은 한창 잘 나가는 맥도날드만큼이나 인기를 끌고 있었다. 롬바르디아 주 사람들, 많은 이탈리아인들,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적인 배추발효음식인 김치를 시식하기 위해 30분간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한국관은 엑스포의 절대 최고관 중의 하나다.”

이 기사가 보도된 뒤로 짧고도 명료한 이 문장을 매일 아침 읽고서 출근하는 버릇이 생겼다. 한국을 대표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담당자로서 이만한 찬사는 또 없을 것이다. 매일 아침이면 밀라노엑스포가 폐막하는 10월 31일까지 ‘한국관 레스토랑이 절대 최고’라는 평가를 너끈히 지켜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불끈 솟는다.

실제 이곳의 다른 레스토랑은 대부분 간편식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햄버거, 감자튀김, 샌드위치… 등 말이다. 면류도 대부분 컵라면과 유사한 형태다.  단언컨대, 테이블에 앉아 편안한 서비스를 받으며 정찬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은 이 엑스포장 내에 한국관뿐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다른 레스토랑이 간편식 위주인 것은 단기간에 준비하면서 가스불도 사용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엑스포장 내 허용되는 것은 인덕션 같은 전열기구 뿐이다.

하지만 한국관은 편한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한 접시 위에 마치 고급 코스요리를 즐기듯 수프, 샐러드, 메인 요리 그리고 누들이나 밥을 담아 내는 테마 메뉴를 개발했다. 모두 지난 수년간 런던, 미국,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에서 한식 브랜드 ‘비비고(bibigo)’를 운영한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에서 함께 온 셰프들은 현지 재료로 정통 한식에 가까운 맛을 냈고, 외국인들이 싫어할 수 있는 냄새는 줄이고, 깔끔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접시에 담았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정성을 많이 들인 음식을 고객이 알아봐주는 것이다.

“스시도 못 먹어 봤니? 그 트렌디한 음식을?” 패션, 오페라 그리고 미식의 도시인 밀라노에서 흔히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일본의 스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 한식은 그렇지 않았다. 모르지 않았으나 밀라노 현지에서 함께 근무할 인력을 뽑으며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당황스럽고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현장에서 나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는 총 80여명으로 이탈리아 현지 인력이 약 60여명에 이른다. 직원을 채용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미식의 도시답게 우수한 인력이 많이 모여 깜짝 놀랐다.

우리가 내세운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실제로도 한국 및 한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을 우선 채용했다. 동료들은 대부분 한국음식을 배우며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알게 돼 뿌듯하다는 평이었다.

고객은 더 호의적이다. 매일 마감 후 고객의 코멘트를 정리하는데 “한국 음식이 본래 이렇게 고급스럽고 맛있었나?”, “미국 마이애미에서 왔는데 그곳에 ‘비비고’ 매장을 오픈해달라”, “한국 음식을 맛보고 한국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매일 수차례 직접 듣고 있다.

인허가부터 채용, 교육, 식재료 구입, 메뉴구현 등을 챙기며 오픈을 준비하던 일, 그 후에도 불안정한 물류 때문에 고생한 이야기는 밤을 새워 털어놔도 부족하지만 이젠 ‘그쯤이야’하고 넘긴다.

2015 밀라노 엑스포는 열렬한 호응 속에서 한식 그리고 한국 식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이제 첫걸음이지만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펼친 6개월간의 이 도전을 통해 한식에 대해 널리 알리고 한국 식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데 일조한다면 그보다 보람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식의 건강한 맛에 대한 자부심과 우리의 문화를 알린다는 책임감을 담은 우리의 열정 어린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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