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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긴 여운
영화 '다운풀' 본 이야기 외
2017년 07월 08일 (토) 11:38:54 백창욱 webmaster@eswn.kr

영화 '다운풀' 본 이야기

히틀러의 마지막을 극화한 영화 ‘다운풀’을 봤다. 히틀러가 베를린 지하벙커에서 최악의 전황을 보고받고 난 후 핵심참모들에게 미친 듯이 격노하는 장면을 패러디해서 더 알려진 영화다.

   

내가 본 패러디는 망가진 MBC 사장 김장겸 풍자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풍자인데, 이번에 원래 영화를 본 것이다.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 괴벨스와 그의 가족의 죽음장면은 사실에 충실했다. 끔찍했던 것은 괴벨스의 부인이 여섯 명의 아이들에게 잠드는 약을 먹인 후, 독극물로 차례차례 죽이는 장면이다. 과히 부창부수다. 나치정권 최대 부역자인 남편의 죄악은 자신이 봐도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을 줄 알았던 것이다. 그렇더라도 애들이 무슨 죄라고! 괴벨스는 자신의 휘하에 있는 국민돌격대를 무책임하게 맨 몸으로 시가전에 내보내서 떼죽음당하게 한다. 정규군도 숨기에 급급한 전황인데 말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자신의 선택으로 돌격대를 자원한 이상, 죽든 살든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강변한다. 악한 권력에게 민중은 그냥 장기판의 졸일 뿐이다. 이를 각성한 민중은 얼마나 복된가!

영화 내내 독일패망 직전의 온갖 비극적인 장면들이 여과없이 나온다. 사람목숨이 파리목숨이고 비인간화의 극치다. 그 와중에도 핵심들은 자기 살길에 분주하고, 벙커 안의 군사들은 폭음으로 자신들의 절망을 애써 잊으려 한다. 이게 전쟁의 실상이다. 그런데 이런 전쟁의 비극을 아무렇지도 않게 선동하는 부류들이 이 나라에도 있다. 사드가 나라를 구하는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이 배치를 독촉하는 인간들이다. 사드 때문에 해당 시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는지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 무책임한 안보팔이들이다.

그래서 오늘 문대통령이 독일에서 평화협정체결을 제안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임시협정인 정전협정이 무려 64년이나 가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남북은 물론이고, 한반도 이해당사자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돌리는 일이다. 그래서 속히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사드배치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소한 물음에 답함의 의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이 아침에 양재성님이 올린 송경동시인의 ‘사소한 물음에 답함’의 한 시구를 보니, 한 풍경이 떠오른다.

소성리에서 어느 날인가 전국에서 기독인들이 모였다. 예배 순서 맡은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에 시간절약을 위해 각자 소개를 했다. 소개하는 사람마다 자신이 가입한 단체가 여럿이었다.

기독운동이 얼굴만 보이는 알리바이 운동이 되는 이유는 이렇게 한 사람이 여러 단체에 들어가 있는지라 에너지 집중이 안 돼서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나는 이렇게 소개했다. “대구새민족교회를 섬기고요, 가입한 단체는 예수살기 딱 한 군데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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