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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숨, 삶
창조의 숲에 들어 함께 쉴 수 있기를
2017년 08월 10일 (목) 10:13:24 유미호 ecomiho@hanmail.net

“나무는 몸 전체로 얘기해. 잎으로도 하고, 가지와 뿌리로도 한단다. 보고 싶니? 그럼 네 귀를 내 몸에 대어 봐. 그러면 내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야”
(바스콘셀로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한 여름의 뜨거움을 피해 잠시 동네 숲을 찾았습니다. 숲은 언제 찾아가도 반가이 맞이해줍니다. 동네 작은 숲일지라도 그 속에 들어가 나무를 만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집니다. 때로 신선한 바람과 맑은 햇살을 느끼며 나무에 몸을 기댄 채 한참을 서 있으면 마음 속 부정적 감정까지 씻기어지는 듯합니다.

때로 나무 앞에 마주 서서 한 손으로는 나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있으면, 살며시 나를 당기면서 말합니다. “걱정할 것 없다. 우리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돼” 하고 이야기 합니다.

잠깐의 쉼이 잠시 잊고 지낸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더구나 비록 작지만 숲에 머물고 있는 나무가 건넨 말이어서인지 내면에 깊은 평화가 찾아듭니다. 숲에는 수많은 색과 소리, 다양한 생명들의 삶이 있어 마냥 즐겁습니다. 꽃들이 언제 피었다 지는지, 어떻게 자라는지 묻지 않습니다. 씨를 뿌리지도 거두지도 않는 하늘 나는 새들을 올려다 볼 새 없이 살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숲에만 들면, 숲은 어김없이 튼튼한 가지를 흔들며 두 팔 벌려 반가이 안아줍니다. 신선한 바람과 맑은 공기까지 더하여 주면서 창조주 하나님 안에 머물다 가라고 품습니다. 에덴의 숲과 숲속 수많은 생명들을 지으시고, 지금도 하나로 이어주고 계신 주님 한 분만 믿으면 된다고 말입니다.

오늘 잠깐의 쉼이 내 숨을 일깨워 하나님의 숨을 쉬게 하는군요. 하나님께서 불어넣으신 숨을 기억나게 하여 생기 있게 합니다. 내 숨이 다른 생명들에게 자연스레 생기를 전할 용기도 갖게 합니다. 역시 창조 안에 안식이 있고, 그 안에서의 쉼만이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합니다.

하나님이 세상 창조를 다 이루시고 쉬시면서 그 날을 복되고 거룩하게 하셨다는 말씀을 묵상합니다. 함께 묵상하며, 창조의 숲에 들어 함께 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루셨다. 하나님은 하시던 일을 엿샛날까지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 이렛날에 하나님이 창조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으므로, 하나님은 그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셨다.” (창 2:1~3)

*글쓴이 유미호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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