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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단을 거두려면
소성리 진밭교 현장기도회
2017년 12월 20일 (수) 15:01:17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2017년 12월 19일(화) 소성리 진밭교 현장기도회

시 126편 “기쁨의 단을 거두려면”

주일날 김련희씨를 초청했다. 『나는 대구에 사는 평양시민입니다』의 당사자이다. 탈북브로커에게 속아서 한국에 인신매매됐다. 탈북브로커가 말하기를 한국에 와서 두세 달만 바싹 일하면 중국에서 버는 돈의 열배는 벌 수 있다. 그 돈으로 병을 고치라고 사탕발림을 해서, 넘어가고 말았다. 왜 그 사람 말을 신뢰했냐면, 처음 친척 방문하러 중국에 왔을 때, 연락이 안 돼서 발을 동동 굴렀는데, 이 브로커가 연락을 주선해서 사촌누나를 만나게 해 준 일이 있었다. 연락뿐만 아니라 기차표까지 끊어주었다. 그 친절이 고마워서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고민이 있어서 연락했더니 한국행을 권한 것이다. 그렇게 브로커가 쓰는 전형적인 수법에 넘어가고 말았다. 브로커가 운영하는 숙소에 와서 여권을 맡긴 후, 한 탈북자가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는데, 그 사람 말이 한국에 가면 국정원에서 세 달, 하나원에서 세 달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나와서 정착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 사람에게 그 말이 정말이냐고 확인한 후, 자신이 속은 것을 알았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 김련희님 초정예배 현장, 대구 새민족교회

김련희씨는 전혀 새로운 유형의 탈북자다. 국정원 특별관리대상이 돼서 여권도 안 만들어 준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온갖 수단을 쓰지만 다 실패한다. 셀프간첩으로 신고해서 감옥살이까지 했다. 그 뒤 2015년부터 한겨레신문, 뉴스타파, 송환모임같은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부터 김련희씨의 사정이 세상이 알려졌다. 김련희씨는 지금은 남한당국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도 김련희씨와 12명 탈북종업원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좋은 소식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주일예배 때 오늘 읽은 말씀, 126편을 성시교독하는데, 김련희씨한테 딱 맞는 말씀이라고 느꼈다. 김련희씨도 인질에서 풀려나 송환되면 기쁨이 넘칠 것이다.

시 126편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이 포로생활을 마치고 고향땅으로 돌아가는 기쁨을 노래하였다. 그들의 기쁜 모습에 읽는 사람도 얼굴이 환해진다.

소성리에서 평화활동을 하는 우리가 이 시편처럼 기쁨의 노래를 부를 때는 언제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소성리에서 사드가 철수하는 날이다. 경찰이 우리를 막고, 유유히 들어가던 사드트럭이 다시 이 길을 통해 나가는 날이다. 그 때 우리는 기쁘면서도,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할 것이다. 귀환하는 포로백성처럼, 우리도 기쁨의 노래와 더불어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이 넘칠 것이다. 또한 모두가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큰일을 행하셨다”고 감탄할 것이다.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이 말씀의 뜻은 이렇다. 네겝시내는 늘 말라 있다. 그러다가 우기 때만 물이 흐른다. 말라있는 시내에 물이 흐르니 얼마나 반갑겠는가. 삐쩍 말라서 끝났다 싶은 시내에 다시 물이 흐르니 죽었던 소망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특히 물이 귀한 남쪽 지방에서 시내에 물이 흐르는 것은 생명수이기 때문에 말로 다할 수 없이 기쁘고 귀한 일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 대구 새민족교회 예배를 마치고

그런데 4절까지 기쁨과 탄성의 노래가 5절에서 어조가 갑자기 차분하게 바뀐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려야 기쁨의 단을 거둔다. 같은 뜻을 6절에서 반복하면서 더 강조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즉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말씀을 볼 때, 기쁨의 단, 기쁨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하나는 눈물을 흘리는 고통이다. 두 번째는 씨를 뿌리는 수고다. 눈물을 흘리는 고통은 현실에서 닥치는 고통이다. 우리는 정권의 폭력에 세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 4/26, 9/7, 11/21 정권은 시민을 짓밟고 사드를 강제배치했다. 씨를 뿌리는 수고는 무엇인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고통이 우리를 덮쳤지만, 고통에 주저앉지 않고 일어나서 우리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즉 사드막는 평화활동을 줄기차게 계속 하는 것이다.

이 이른 아침에 살을 에이는 강추위를 떨치고 현장을 지키는 일이다. 사드철수가 언제 이루어질까 아득해 보이지만, 모든 꿈이 그렇다. 다 돼 있는 일을 믿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 앞에서 꿈꾸는 게 믿음이다. 그 날을 꿈꾸며 오늘도 변치 않고 씨를 뿌리는 수고를 감당하자. 그 끝에 반드시 사드철수라는 기쁨의 단을 거둔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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