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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근거지, 마을 공동체
우리도 교회와 더불어 마을 다시 세워야
2017년 12월 22일 (금) 08:18:57 유미호 ecomiho@hanmail.net

생명(生命). 세상에 와서 일생을 사는 동안 가장 소중한 것은 ‘살아있음, 살아내는 것’입니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마16:26)이라고 했습니다. 생명을 가꾸고 풍성하게 하는 것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온갖 것들을 내는 땅은 생명의 필수요소입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생명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바로 지속가능하지 합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결과 자원은 고갈되고 오염은 극심한데다가 기후마저 붕괴되어 우리와 후손들의 삶은 붕괴되기 직전입니다. 안타까운 건 상황은 심각한데 그 위험을 감지하는 이들은 적다는 것입니다. 교회조차도 지구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관심이 적습니다. 위기 상황에 깨어 헌신하는 이들이 있음에도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위기극복은 교회가 마을 공동체 안에서 감당해야 할 선교의 과제입니다. 마을 공동체를 통해 먹을거리, 에너지 등의 근거지가 되는 지구의 회복력을 높임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았던 모두의 미래를 되찾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날마다 함께 먹고 입고 일하며 삽니다. 그에 필요한 것들은 관계 맺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을 통해 충족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을 공동체’를 주목합니다. 마을 공동체가 우리 생활의 기본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한 동안 자연, 자원, 경관 뿐 아니라 문화와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른 마을 공동체에서 그 일원이 되어 기본적 필요를 채우며 삶을 영위하며 살아왔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그렇지 못한데, 세계화로 인해 마을 공동체가 온전히 유지되고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마을(도시) 안에서의 관계는 다변화되고 다양해져서 한가지로 정의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도시에서의 공동체는 가까운 동네일 수도 있고 같은 학교, 같은 직장, 같은 교회 내지는 친목모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다 바쁘고 자주 이사하여 공동체 의식이 약한 곳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공동체를 세운다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교회의 규모나 교인들의 거주 지역도 변수입니다만, 교회가 정서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가까운 공동체를 만드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먼저 마을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일에 뜻을 같이하게 되면, 마을 이웃들과 협력하여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마을에서 잘 살아가려면 공동체의 살림이 우선입니다. 공동체가 무너져 관계가 빈곤하면 그 어떤 것도 살릴 수 없습니다. 삶, 살림의 기본인 에너지와 먹을거리가 그러합니다. 무분별한 소비가 이미 에너지와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구조와 그 기반을 파괴시켰습니다. 공기와 물과 땅을 해치면서 필요한 것을 생산했고, 일상에서 누린 것들의 부산물이 다시 또 파괴하면서 수많은 생명과의 관계를 끊었습니다. 관계의 단절은 소비하는 에너지와 먹을거리, 물질의 순환을 가로막았습니다. 삭혀 땅에 뿌리면 먹을거리가 되어 돌아올 똥, 오줌이 오염물질로 바뀌었습니다. 물도 제대로 순환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순환구조 안에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끼어들어 사람 몸은 물론 수많은 생명이 병들게 하였습니다. 계절을 거스른 먹을거리는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깨뜨려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살림의 시작은 ‘마을에서의 공동체성 회복’, ‘마을 공동체의 복원’으로부터입니다. 그냥 ‘마을’이 아닌 ‘마을 공동체’의 복원, 생활에 필요한 물질만이 아닌, 마음을 기댈 수 있고 또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난제를 함께 풀 수 있은 관계망의 복원으로부터입니다. 마을의 자연 환경이 파괴되면 그것이 바로 사람들의 생명 파괴로 이어지니, 마을 내 사람들은 물론 온 생명들과 관계를 회복함으로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행히 현재 마을에는 아직 창조의 아름다움이 남아있습니다. 때때로 시간을 내어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을을 거닌다면 마을 주민들만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창조주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구나 현재 많은 사람들이 ‘마을 공동체가 대안’이라며 마을에서 다양한 만남을 통해 여러 가지 살림의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때론 지자체의 마을 공동체 지원사업과 연계하는 등 저마다 조금 다른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모두가 바라는 것은 한 가지 ‘마을 공동체의 복원’입니다.

주님께서 마을을 찾아다니시며 하늘 복음을 선포하시고 또 땅의 사람들을 돌보셨던 것처럼, 우리도 교회들과 더불어 마을 공동체를 다시 세움으로 생명을 살리는 복음을 온전히 땅 끝까지 전파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글쓴이 유미호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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