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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껍데기 아닌 본질에 충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2018년 02월 14일 (수) 17:33:40 김기원 kiwon255@hanmail.net

<오늘의 성서일과>
요엘 2:1-2;12-17, 고린토후서 5:20-6:10, 마태오복음 6:1-6;16-21 (시편 51:1-18)

1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다." 2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3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그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5 "기도할 때에도 위선자들처럼 하지 마라. 그들은 남에게 보이려고 회당이나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얼굴을 하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남에게 보이려고 얼굴에 그 기색을 하고 다닌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17 단식할 때에는 얼굴을 씻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18 그리하여 단식하는 것을 남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19 "재물을 땅에 쌓아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먹거나 녹이 슬어 못쓰게 되며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간다.
20 그러므로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어라. 거기서는 좀먹거나 녹슬어 못쓰게 되는 일도 없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가지도 못한다. 21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마태 6:1-6;16-2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1절)

   
▲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

오늘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머리에 재를 얹으며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진리를 새깁니다.
근본에 대한 묵상으로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것이지요.
하여 성서정과도 신앙의 기본기를 점검하도록 인도합니다.
우리의 신앙행위가 과연 그 방향성을 잘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입니다.

신앙은 하느님과 나, 나와 이웃, 나와 나 사이에서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그것은 곧 기도, 자선, 단식으로 표현됩니다.
이 세 가지는 우리 신앙생활의 요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와 하느님, 나와 이웃, 나와 나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신앙행위의 대표적 표징입니다.
이 중요한 종교행위가 하느님께가 아니라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가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오늘 주님은 여러 번 강조하십니다. 신앙생활의 껍데기가 아닌 본질에 충실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요엘 예언서의 말씀대로 옷만 찢지 말고 마음을 찢어야 될 일입니다(요엘 2:13). 그래야 숨은 일도 보시는 우리 아버지께서 내게 응답하실 것입니다.

기도는 아버지이신 하느님과의 은밀한 대화요
자선은 이웃에 대하여 샘물처럼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사랑의 열매요
단식은 불완전한 나를 다스리려는 자정행위입니다.
그 어느 것도 사람들의 눈을 의식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눈길만 의식하며 해야 할 신앙행위들입니다.

그런데 종종 그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려고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믿음의 방향성을 상실한 모습입니다.
하느님을 보지 않고 사람을 보는 신앙이라니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앙의 초보자도 아닌 교회 지도자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을 종종 보아야 하는 현실은 참 씁쓸합니다.
나팔을 불어서라도 자기 의를 과시하려는 유치한 행동이 몸에 밴 이들이 많습니다.
왼손 하는 일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은 몸에 배어서 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모를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가르침일 텐데, 그런 유치한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하니 그야말로 왼손 하는 일 오른손도 모르는 새에 자기 의를 과시하는 꼴입니다.

그리스도 신앙인들에게 하느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만나는 일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시나브로 그 기본방향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껍데기만 좇는 신앙생활은 특히 그러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그런 기초는 소홀히 하면서 활동에만 매몰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위선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런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음을 생각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누구든 겸손하게 주님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지 않으면 파렴치한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밤 우리는 머리에 재를 얹으며 그 근본에 대하여 깊은 성찰에 들어갈 터입니다.
설 명절을 시작하면서 근본을 주시한다니 일면 의미가 새로워지기도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기도로 2018년 사순절의 첫 날을 엽니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하느님,
오늘 저에게 명을 내리시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하시고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로 하여금 성공에 의기양양하거나 실패에 풀이 죽거나,
그러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는 다만 당신께서 기뻐하실 만한 일로 기쁘고
당신께서 슬퍼하실 만한 일로 슬프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당신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잠시 있다가 사라질 위안들을 모두 기꺼이 유보하겠어요.
당신이 함께 하지 않는 모든 즐거움에 싫증을 느끼게 하시고,
당신이 일으키지 않은 사업에 지루함을 느끼게 하소서.
틈나는 대로 제 생각의 머리를 당신께로 돌려,
불만 없이 순종하고, 투덜거림 없이 참고,
방종 없이 즐기고, 낙담 없이 참회하고,
근엄 없이 진지하게 하소서.
당신을 겁내지 않으면서 두려워하고,
조금도 교만하지 않으면서 남들의 모범이 되게 하소서.
(토마스 아퀴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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