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논평 환경/기술 지역/농업 전통/문화 미디어/사람 정보/게시판
  편집: 2018.7.20 금 12:22
> 뉴스 > 환경/기술 > 환경보전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바람과 햇볕, 아침이슬!
살림코디네이터의 5월 살림이야기
2018년 05월 06일 (일) 19:40:52 유미호 ecomiho@hanmail.net

3월부터 4월에 걸쳐 측량 경계선을 따라 밭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땅 공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4월에 심으려고 작정한 복숭아나무, 체리나무, 비타민나무도 못 심고, 먹을거리 심을 땅도 못 갈고 애를 태우고 있을 때 우리의 시선을 끄는 작은 일이 벌어진 거예요.

   

농사를 지을 떄 잠깐 쉴 수 있는 공간을 농막이라고 합니다. 우리 농막은 지붕을 떠받치는 골격을 흔히들 많이 하는 쇠 파이프로 만들지 않고, 나무를 한껏 이용해 산장 느낌이 나도록 지붕에 올렸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이 산골짜기 작은 새들이 농막 앞 그늘에 놓아둔 잡목 더미 위에 새집을 지어놓았어요. 5월의 따끈한 햇살 속에 신비스러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처음엔 웬 지저분한 먼지 같은 것들이 뭉쳐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아주 조그마한 파란 새알이 6개 놓여 있었어요. 새들이 지어 놓은 새 둥지를 바로 눈앞에서 목격하는 날이 온 것입니다. 자연 속에 흩어져 있는 천연 재려들을 한 입씩 물어다가 남자 손바닥만 한 새 둥지를 지어놓고 새알을 낳았던 거예요. 요즘 현대인들은 자기가 살 집을 남의 손에 남겨 짓는 일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세상에 살고 있지요. 이 새 둥지를 보니 작은 부리로 한 입 한 입 물어다 둥지를 짓는 작은 새들의 건축학개론을 배우고 싶어졌어요. 정말 한 주먹 크기도 되지 않는 작은 새들의 둥지 짓는 노고가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이 산골짜기의 품속을 제집처럼 날아다니는 작은 새들이 지은 새 둥지처럼 내가 살 집을 내 손으로 지어볼 날을 꿈꿔봅니다.

하마터면 먼지 뭉치인 줄 알고 집어버리려고 했던 둥지를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새알의 지름이 2센티미터도 안 되는 것을 보니 아주 작은 새가 낳은 것 같았어요. 아주 작은 어미 새는 새알을 품고 있다가 우리가 나타나면 포로롱 날아가 버렸어요. 요즘 우리가 매일 농장에 나타났더니 어제부터는 날아가지도 않는 거예요. 이제는 목숨 걸고 새알을 지켜내려는 것 같았어요. 부화할 때가 가까워졌나 보다. 안 그래도 봄 농사가 늦었는데 자꾸 새 둥지에 한눈을 팔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새 둥지는 그만 사랑하고, 이제 우리도 바쁘게 몸을 놀려야 합니다.

5월은 본격적으로 밭농사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그동안 겨우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서 나온 마트 식재료로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해오던 때를 벗어나야 합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서 나온 마트 식재료로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해오던 때를 벗어나야 합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나온 농산물들은 에너지도 많이 써야할 뿐 아니라 농약도 많이 써야 해요. 자연 바람과 햇볕 속에서 이슬을 먹으며 꿋꿋하게 자라나는 건강한 작물들에 비해 하우스 안에서 자란 작물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병충해에 약하기 떄문에 농약을 안 할 수가 없지요. 주님이 철 따라 풍성하게 주신 먹을거리들을 제철에 먹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에덴동산에서 저질렀던 죄를 반복하는,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농작물들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는 한 농약 사용은 더 늘어나겠지요. 때를 따라 주시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살펴볼까요?

따뜻한 봄볕에 새로 나온 냉이 실컷 캐서 먹고, 뒤따라 쑥쑥 올라오는 쑥 뜯어다가 쑥 된장국, 쑥 절편 해 먹으며, 봄에 씨 뿌린 열무 알타리 얼갈이 배추가 얼른얼른 크기를 바랍니다. 여름에 먹을 먹을거리들, 아삭이 고추부터 가지, 오이, 토마토, 온갖 쌈 채소들을 얼른 심고, 바람과 햇볕을 즐기며, 때를 따라 주시는 비를 기다려야 하지요. 농사를 짓기 전에는 가을에 추수하고 드리는 추수감사절만 알았었어요. 그런데 봄 노사를 지어보니, 7월쯤 여름에 풍성하게 주시는 열매들을 수확해보면 7월 맥추 감사 절기의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건강한 먹을거리들이 나오려면 정말 믿음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어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아랫집은 은서 엄마가 우리 밭에 올라와 보더니, 막 소리를 질러대는 거예요.

“권사님~~ 밭작물에는 지하수 물을 주지 말아야 해요! 날이 덥다고 이렇게 지하수 물을 주면 흙이 딱딱하게 굳어서 땅 속의 뿌리들이 숨을 못 쉬어요! 하늘이 내려주시는 비와 아침 이슬로 크게 해야 해요! 가뭄 경보가 뜨기 전에는 물 주지 마세요!”

하늘이 내려주시는 비가 아니라 우리 하나님이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비와 바람과 햇볕, 새벽 이슬 속에서 자라야 병충해도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이지요. 어쩐지 물을 주고 나면 그 다음날 흙이 딱딱하게 굳어서 또 물을 주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빨리빨리 자라라고 지하수 물을 끌어올려 애써서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 건가요! 우리 주님이 자라게 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한 때이지요.

자! 이제 아파트 베란다나 주택 옥상 같은 곳에 텃밭 상자 하나 키워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의 먹을거리들을 직접 조금씩 길러서 식탁에 한 접시씩 올려보기 좋은 계절입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선 아침이슬을 먹을 수 없으나 햇볕이 강렬하지 않아서 깨끗한 물을 조금씩 주면서 키워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시골집이 있다면 어르신을 도와서 아이들과 생명의 먹을거리들을 키워보세요.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직접 만나게 하는 것도 우리의 신앙입니다.

벼농사를 지어야 진정한 농부라는데 벼농사는 언제 지어보나~ 생명의 떡이신 주님보다 생명의 밥으로 오시는 주님을 만나는 농부가 되기 위해 오늘도 아랫동네 묵답이 되어서 버려진 논들을 기웃거려 봅니다.

* 글쓴이 김귀한 님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코디네이터로 대전 산성교회 권사입니다.

유미호의 다른기사 보기  
ⓒ 새마갈노(http://www.eswn.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난민을 위한 한국교회 호소문
몽골에서 사막화 방지 위한 길 찾다
녹슨 이력의 입술
공유지의 비극, ‘나 하나 쯤이야’
삼차원의 손아귀
예수살기 약사편찬 세미나
꼬까도요 나래박쥐 꿈 꾼다
세상 모든 것 내 발 아래 있다
해고자들 회사로 돌아가야
히말라야 노새
로컬미식라이프, '배려의 식탁' ...
어느 쾌락주의자들의 새로운 미식론이 출간됩니다
노동자의 이름으로
『문익환 평전』을 권한다
신재생에너지로 90% 전력공급 가...
신재생에너지로 2050년 전력의 최소 90%까지 공급 가능하다...
독자 설계 잠수함 건조
서울전역을 3D로 본다
포천 평화나무농장 생명역동농업 산...
온생명살림 기행팀과 함께 평화나무 농장을 방문한 내용을 정리하...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호국대성사 서산대제'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384-19, 성도빌딩 5층 | 전화 : 02-747-3191 | 편집인 010-8413-1415 | 제호 : 새마갈노
등록번호 : 서울 아03061 | 등록일 2014.03.24 | 발행인 : 양재성 | 편집인 : 류기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류기석
Copyright 2009 새마갈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sw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