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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우선이다
소성리 진밭교 현장기도회(18. 5. 31)
2018년 05월 31일 (목) 10:25:57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소성리 진밭교 현장기도회(18. 5. 31)
마태 18:18-20 “땅이 우선이다”

월화에 제주강정에 갔다. 5월 29일(화)은 해군기지 반대투쟁 4030일 째이다. 11년이 훌쩍 넘었다. 지킴이들은 변함없이 마을과 해군기지 앞에서 평화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오전 11시 미사에서, 문정현 신부님의 강론 중, 두 가지 이야기가 가슴에 남았다. 첫째는 해군기지를 완공하고 나서 얼마 안됐을 때 일이다. 해군군종신부가 찾아와서 이제 기지도 완공했으니 마을과 해군이 화해하고 상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신부님은 군종신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해군기지 건설 자체가 온갖 불법탈법위법에 폭력으로 건설하였고, 해군기지 건설관련 진상규명이 전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얼렁뚱땅 화해가 가능하겠냐고 했다.

또 하나는 얼마 전에 해군이 강정마을회에 공문을 보냈다. 내용인즉 10월에 한다는 관함식 행사 초청이었다. 관함식은 각 나라 군함들을 초청해서 벌이는 군함열병식이다. 제주 해군기지 앞바다에서 군함해상쇼를 벌인다. 해군은 관함식을 구실로 해군기지를 정당화하는 팡파레를 울리고 싶어서 마을회에 초청장을 보낸 것이다. 한편으로는 해군기지를 미국의 온갖 군함들에게 개방하는 공식 알리바이 조성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을회는 투표를 해서 참석자 2/3의 반대로 관함식 참석을 거절했다. 이유인즉 해군기지건설로 강정마을 공동체가 깨지고 지금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관함식 참석은 맞지 않다는 뜻이다. 거절당한 해군은 그냥 의견을 물은 것뿐이라고 옹색한 변명을 했다.

오늘 복음말씀에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고 한 말씀은 바로 이런 경우다. 아무리 힘이 있고 현실에서 세력을 점했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짓이 모두 인정받고 정당화되는 게 아니다. 강정마을 곳곳에 달려 있는 현수막 중 가장 다가오는 글귀가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강정주민의 피눈물 위에 거짓과 폭력으로 세워진 미군기지입니다” 이 문구야말로 제주해군기지의 허상을 고발하는 진실이다.

이 글귀를 오늘 복음말씀과 연관지으면 이렇다. 정권, 국방부, 해군과 대림, 삼성은 강정주민들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신원을 하고 건설과정에서 자행한 거짓과 폭력에 대해 참회하고 건설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그나마 해군기지가 강정마을과 화해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다. 해군이 강정마을이 겪는 원한을 풀지 않고, 아무리 제주도의 엄한 사람들 초청해서 군함 보여주고 선물공세하고 선전영상 보여줘 봐야 헛일이라는 말이다. 최우선 당사자인 강정사람들이 땅에서 매고 풀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소성리 사람들에게 제주해군기지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강정 현수막은 그대로 소성리이야기다. “사드기지는 소성리 사람들의 피눈물위에 세워진 미군기지입니다.” 소성리 사드 강제배치가 제주해군기지 건설만큼이나 불법탈법위법폭력의 과정이다. 정권은 무려 다섯 차례 폭력진입을 했고 지금도 매일 경찰병력을 동원해서 공사인부와 자재를 출입시키고 있다. 후보지 폭탄돌리기도 똑같다. 제주 화순과 위미리에서 저항에 부딪힌 해군은 강정마을에서는 군사작전을 폈다. 해녀들을 매수해서 민주주의 절차를 위장했다. 소성리 사드도 그랬다. 왜관에서 성산포대에서 저항에 부딪히니까 성주군수놈을 구워삶아서 제 3부지라는 연막을 치더니, 어느 날 불쑥 소성리를 사드부지로 발표했다. 그런 과정이 강정이 당한 것과 판박이다.

오늘 복음말씀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20절)라고 했다. 무슨 뜻인가? 현실에서 힘있는 자가 돈과 폭력으로 대세를 결정하고 그렇게 해서 허다한 사람들을 자기 뜻 아래 복종시키지만, 세상에는 진실과 정의에 뜻을 둔 두세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주님은 거짓과 폭력에 빌붙은 허다한 사람들 대신에 약하디 약한 두세 사람 편에 계신다는 뜻이다.

그리고 19절 말씀처럼, 결국은 두세 사람의 기도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씀이다. 두세 사람이 무엇을 기도할까? 자기 욕망의 성취를 구하는 게 아니라 이 땅에 정의평화진실을 구한다. 사드철회투쟁에 나선 여러분, 우리가 어느 자리에 설 것인가는 자명하다. 저 경찰병력, 그들을 조종하는 정권, 저들의 세력이 아무리 크다지만 저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주님이 두세 사람 쪽에 계시기 때문이다. 이 말씀에 힘을 얻고 오늘도 실망이나 포기말고, 뚜벅뚜벅 우리의 길을 가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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