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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발바닥에선 메뚜기 울고 갔다
양준호의 모던 시 읽기, 겨울꽃 파리한 유방외 2편
2018년 06월 23일 (토) 13:59:43 양준호 shpt3023@daum.net

겨울꽃 파리한 유방-詩人·115

꽃비도 잠못드는 이밤
지금
내 머릿속은
새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형씨
혹시
‘더불어’라는 말을 아시는지요
지금도
꿈속에선
검정 머리핀의 내 나비 새벽까지 울고 갔다는데
형씨
혹시
*`카파도키아`라는 말을 아시는지요
잠시
잠시
기다려라 겨울꽃 파리한 유방
그렇군요 그렇군요
아직도
내 머릿속은
나비의 울음만 가득찼습니다.
*카파도키아:소(小)아시아 동부 지방의 옛 이름

작가노트 「겨울꽃 파리한 유방」
더불어. 더불어. 꽃비도 잠못드는 밤. 내 머릿속은 새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지금도 꿈 속에선 검정 머리핀의 내 나비 새벽까지 울고 갔다는데...카파토키아. 카파토키아. 겨울꽃의 파리한 유방. 내 머릿속은 나비의 울음만 가득 찼습니다.

   

수리가오리의 영혼-詩人·116

오늘
수리가오리의 영혼을 꿈꾸고 가는 겨울산을 본다
어젯밤
푸른 온실의 포인세티아 까만 눈발의 신음을 듣고 갔다는데
이제
꽃을 정확히 느끼는 법은
어려운 일
또는
괴로운 일
지금도
그 나라의 신神의 발바닥에서
메뚜기 한 마리 울고 갔다는데
메뚜기 한 마리 울고 갔다는데
비켜라비켜비켜라비켜
새벽, 검은 하복부의 천을 찢는
눈발은 오고
눈발은 오고
아아아아아아아아
오늘

하릴없이 하릴없이
수리가오리의 영혼을 꿈꾸고 가는 겨울산을 본다
본다

작가노트 「수리가오리의 영혼」
지금 꽃을 정확히 느끼는 법은 괴로운 일. 수리가오리의 영혼을 꿈꾸고 가는 겨울산을 본다. 어젯밤 푸른 온실의 포인세티아 눈발의 신음 듣는다. 神의 발바닥[비켜라 비켜]에선 메뚜기 울고 갔다는데... 아아아아아 검은 하복부의 천을 찢는 눈발은 오고 아아아아아 하릴없이 수리가오리의 영혼을 꿈꾸고 가는 겨울산을 본다.

   

피 묻은 새벽-詩人·117

지금 그 나라엔 천년의 잠을 자고 간 한 꽃이 있었다는데...
문득
내 의식의 하퇴부 저편에서 풀빛 개개비 한 마리 울고 갔다는데...
글쎄요
그 꽃
그 꽃의 꿈 속으로
오늘도
꽃은피고꽃은지고또꽃은피고꽃은지고
글쎄요
그건 한 사자상의 피울음이었을까
여기는
눈덮인 봉천 그 흰 거웃의 나뭇잎 우수수 날리던 밤
피 묻은
새벽아 오라 어서 오라
오늘

나는 한 잔의 꽃에 취해
비틀비틀비틀비틀
저 피 묻은 울음의 꽃 새벽을 간다

작가노트 「피 묻은 새벽」
한 꽃이 있었네[천년의 잠을 자고 간] 내 의식의 하퇴부에선 개개비 울고 갔다는데... 꽃의 꿈 속으로 꽃은 피고 꽃은 지고 글쎄, 그건 사자상의 피울음이었을까. 눈 덮인 봉천[흰 거웃(?)] 나뭇잎 날리던 밤. 피 묻은 새벽아 오라 어서 오라 나는 또 꽃에 취해 피 묻은 울음의 꽃 새벽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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