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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만 부정당하는 것들
우리의 인생은 무엇으로 쓰이는가?
2018년 07월 07일 (토) 10:22:54 박철 pakchol@empas.com

내가 불혹(不惑)의 나이에 막 진입할 무렵,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고민 끝에 불교나 힌두교의 ‘카르마’(磨,業) 그 답을 찾았다. 인간이 직면한 모든 고통과 죽음의 문제는 전생의 그 사람의 카르마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카르마라는 창으로 보면 우리가 알 수 없는 모든 문제의 실마리가 풀린다.

   

이 세상에는 엄연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부정되는 것들이 많다. 비정규직 노동자, 사회적 소수자들의 문제 역시 그렇다. 곽효환 시인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묻고 있다. '삶 이후의 삶'은 타의에 의해 존재가 부정당한 것이 아닌 존재와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인간의 존엄, 존엄을 지키며 살고, 살고, 살고, 살아내는 일, 그리고 이 일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소멸 혹은 사라짐에 대해 말한다.

그는 좀더 철학적으로 존재와 소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존엄의 문제에 이르러서 이 문제들은 서로 만나게 되어 있다. 어쨌든 그들은 존재를 부정당한 존재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존엄을 위해 사라진 자들, 스스로 삶의 한 단계를 매듭짓고 삶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자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존엄의 문제는 주체성의 문제이자 인간의 존엄에 대한 사회의 제도적 장치, 합의의 문제이다.

자연적인 죽음이야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으나 스스로 선택하여 사라질 수 있는 사회적 죽음의 권리까지 인정하는 고대 잉카 제국의 후예들에게 인생은 사람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쓰는 것이라고 믿는단다. 우리의 인생은 무엇으로 쓰이는가? 너무 늦게까지 너무 열심히 살아낼 수밖에 없는 인생 앞에서 그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삶 이후의 삶
-곽효환

지구 역사상 스스로의 수명을 끊임없이 놀라울 정도로 늘려온 유일한 존재인 인간이 직면한 가장 큰 고민은 삶 이후의 삶이다.

페루 중남부 안데스 산맥 고원에 자리 잡은 고대 잉카 제국의 후예들은 인생은 사람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쓰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살만치 살았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좋은 날을 택해 가족과 친지, 은인, 더불어 살고 있는 마을 사람 그리고 척 지고 등 돌렸던 사람들까지 모두를 불러 성대한 잔치를 연다. 그렇게 한바탕 놀고 나면 세상일에 손을 놓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의 오랜 관습이다. 사람들도 그날 이후엔 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가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고 보아도 보았다 하지 않는다. 남은 삶은 그렇게 살아 있으나 죽어 있고 혹은 그렇게 존재하거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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