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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는 골고루 잘 사는 세상
'담쟁이' 시를 통해 세상 바라보기
2018년 07월 11일 (수) 13:23:02 박철 pakchol@empas.com

2016년 11월 박근혜 퇴진 서면 집회에서 연설 중간에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암송한 적이 있었다. 명색이 시인인 사람이 암송하는 시가 몇 개 안되는데 그중 하나이다. 도종환 시인이 전교조 결성에 동참하였다가 옥고를 치렀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암으로 아내를 잃은 후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아들을 두고서 말이다. 그때 그는 담쟁이를 생각했다고 한다.

벽을 넘으면 무엇이 있나. 아무것도 없을 수도, 더 높은 벽이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벽보다 더 숨 막히는 황야가 버티고 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는 잊지 못할 자유의 실감이 묻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 벽은 무언가를 가두는 것이겠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그것은 넘기 위해 존재한다. 이 엄연한 사실에 한 모금의 갈증과 의지를 보태어 쓴 것이 이 시다.

앞서가는 담쟁이 이파리 하나는 정의와 진실이요 사랑이다. 진정 갇히는 것은 넘으려고도 하지 않을 때이므로 담쟁이는 핏줄이 온몸으로 뻗어가듯 벽을 오르고 벽을 나아간다. 그렇게 첫 걸음은 이파리 하나지만 두 걸음에 이파리 열이, 세 걸음 네 걸음에 어느덧 이파리는 도도한 강물로 흘러 벽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평지로 만든다. 평지는 골고루 잘 사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이 정녕 올 것인가는 차치하고서 말이다.

담쟁이(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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