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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은 생명 품는 바다로 돌아가야
바닷물 흐름 원활하게 방조제 트면 갯벌 살아날 것
2018년 11월 30일 (금) 12:57:10 박병상 brilsymbio@hanmail.net

새만금 간척단지에 핵발전소 4기 규모에 맞먹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문제제기와 환영이 엇갈렸는데, 저는 왜 그 태양광이 한 지역에 그토록 거대하게 집중시키는가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한국전력이 독점하는 전기 공급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무슨 결탁의 냄새가 납니다. 막대한 전력을 한두 기업이 독점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에너지효율화와 절약이 절박한 이 시점에 반드시 풀어내야 합니다. 전기가 남아도는 이때, 우리는 탈핵과 에너지 공급 체계의 분산화로 소비자들의 절약과 효율화로 나가야 합니다. 세계 추세가 그렇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기술도 자본도 있건만 우리는 뒤쳐지기만 합니다.

재생가능한 전력 자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걸 반대하지 않지만 그게 왜 새만금에 집약하느냐를 걱정합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와 지붕에 확대하는 전력정책이 일자리 창출에 훨씬 기여한다는 사실이 두려운 걸까요? 독점하는 세력과 결탁 구조가 무너질까 걱정하는 집단이 정부, 정치권, 언론, 학계에 도사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런 걱정을 하면서 새만금은 더 큰 실패를 맛보기 전에 원래의 모습, 태양광 단지가 아니라 생명을 품는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작은책>에 기고했습니다. 제 불로그 링크로 잇습니다.

   

현 정국은 예산 공방이라고 언론이 전한다. 일자리 예산이 그 핵심인데, 일자리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정부는 녹록치 않은 현실에 곤혹스러워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당장 늘릴 수 없는 현실에서 정부 예산안은 임시 일자리에 치중한다는 야당의 질책이 이어진다. 양질의 일자리는 민간에서 다채롭게 마련해야 옳은데, 효율성을 지향하는 기업은 일자리의 확충에 대체로 역행한다. 촛불이 탄생시킨 정부는 기업을 견인할 수 있을까?

농토 확보 명분으로 ‘국민의 정부’에서 시작한 새만금 간척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바닷물 흐름을 차단한 2006년 이후 12년이 지났건만 어떤 농업도 안착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사업 내용이 오락가락한 탓도 있지만 방조제 내부 공사에 진전이 없기 때문일지 모른다. 한때 국내 굴지의 기업이 컴퓨터 기반의 첨단농업을 거론했다. 농업이 최첨단일수록 농촌과 농민은 배제된다. 투자 기업의 이익에 충성하는 최첨단 농업은 농민의 일자리와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전통 농촌을 조롱한다.

최근 정부는 2022년까지 새만금 일대에 핵발전소 4기 규모에 맞먹는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할 거로 추산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선포식에 대통령이 참여했지만 주민도 모르는 정책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주권자의 의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대통령은 선포식에 앞서 주민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정책이라는 걸 몰랐을까? 어업에 종사해온 주민들도 생뚱맞은 정책에 반기를 든다. 천혜의 갯벌이 사라지면서 황폐화된 어장에서 일거리를 잃었는데, 태양광이라니? 지금은 방조제를 터야 할 때가 아닌가? 반문한다.

주민의 의견과 달리 “재앙적 탈원전 대책특위 위원장” 직함을 가진 어떤 국회의원은 특이했다. “지역 주민들이 30년 기다린 새만금 개발이 고작 태양광이냐” 빈정대며 일조량 부족으로 사업 효율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반대했다. 그렇다면 새만금 간척사업 부지에 무엇을 들여야 한다는 걸까? 설마 핵발전소는 아니겠지.

2007년 말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양당 후보는 두바이를 거론했는데, 거품 빠진 개발의 실패작으로 평가되는 두바이가 새만금의 모델일 수 없다. 하도 넓어 해수면보다 1.5미터 낮게 성토할 수밖에 없는 새만금 간척지는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 300밀리 이상의 호우와 태풍, 그리고 해일과 쓰나미, 다시 말해, 심각해진 지구온난화가 일상으로 만든 기상이변은 새만금 방조제 내부를 물로 채울 텐데 어떤 사업이 전도유망할까?

납과 카드뮴 같은 중금속을 함유하는 태양광 패널을 대거 폐기할 시점이면 발암물질이 넘쳐난다는 점을 부각한 어떤 언론은 궤변을 늘어놓았다. 국민 부담이 늘어날 거라면서 “억지 중단한 월성핵발전소의 재가동”을 요구하는 게 아닌가. 핵산업계 광고를 얼마나 수주하는지 모를 그 언론사는 핵발전이 필연적으로 배출하는 최악의 독극물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과학기술을 최선으로 동원한다면 태양광 패널이 쏟아낼 중금속은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겠지만 핵폐기물은 다르다. 영원히 해결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거늘, 정설을 애써 무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의도의 13배 넘는 부지의 태양광 발전소는 어떤 일자리를 창출할까? 주민은 만족스러울까? 벌써부터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들썩인다는 소문이 들린다. 국내 전기 소비의 10% 이상을 책임진다는 태양광 발전에 제법 많은 기업이 동원될 텐데, 4차산업을 지향하는 기업은 어떤 일자리를 늘릴까? 정부도 지원하는 4차산업은 자동화를 추구하는데, 10만 일자리는 비약이 아닐까? 패널 설치할 때 현장 인력이 잠시 필요하고 발전소 가동할 때 유지보수와 경비인력을 약간 요구하겠지.

태양 일조량은 우리나라가 유럽 최대 산업국인 독일보다 훨씬 우수하다. 그럼에도 독일은 자국 소비전력의 절반을 태양과 바람으로 충당하려 노력한다. 그뿐이 아니다. 향후 30년 이내에 모든 전력을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찾을 것이라 다짐한다. 국민과 호응하기에 허풍이 아니다. 심화되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절박함도 있다. 후손의 생존을 생각한다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자제해야 한다고 최근 국제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 간 협의회(IPCC)’에 모여 비장하게 결의하지 않았던가. 새만금의 세계 최대 태양광과 풍력발전 단지는 지구온난화 예방에 얼마나 기여할까?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국가는 흐린 날이 많아도 국토가 넓고 편평하므로 산지가 많은 우리와 달리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쉽다. 산비탈을 넓게 허물어서 산사태를 걱정하게 만들거나 멀쩡한 농경지와 호수를 뒤덮은 우리와 다르게 그들은 크고 작은 지붕을 폭넓게 활용한다. 시민들의 적극 호응하기 때문이지만 지역 자급을 유도하는 국가의 전력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마을에서 자급할수록 전기의 효율은 높아지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어든다. 지붕의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주민은 이웃과 돈독하지만 대량으로 공급하는 전력은 지역에 관심 갖기 어렵다. 기업 이익에 민감한 만큼 소비자는 소외되기 십상이다.

이명박 정권은 일정 규모 이상의 전력회사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강요했다. 2024년까지 생산 전기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감당해야 하니 전력회사는 산비탈을 무리하게 허물고 호수를 뒤덮을 궁리를 한다. 심지어 태양광 패널로 덮은 것이 이익이라고 농민을 유혹하려 든다. 그런 무모함으로 농민이 줄고 산사태가 늘지만, 그런다고 전력회사가 의무량을 채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데 대규모 공급 정책만 유효한 건 아니다.

독일은 마을단위 또는 소비자 개개인에게 전력 생산의 기회를 준다. 지붕에서 생산해 소비하고, 남는 전기를 전력회사에 팔 수 있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가 그것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일본도 발전차액제도 실시했다. 그러자 태양광 전력이 대폭 늘어나면서 관련 일자리도 늘었다. 재생 가능한 전기는 핵이나 석탄화력보다 일자리를 최소 10배 이상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전력을 분산해 생산할수록 일자리는 늘어나는데, 우리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2012년 발전차액제도를 폐지했다.

새만금 방조제가 바닷물의 유통을 차단하면서 어민은 떠나고 어촌은 황폐해졌다. 사라진 갯벌만큼 지구온난화 예방효과는 중단되었고 우리는 천혜의 먹을거리를 잃었다. 새만금 일원의 태양광과 풍력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을 생각해보라. 방조제를 허물고 바다를 살리면 훨씬 많은 일자리가 보전될 것이라고 지역의 환경운동가는 외친다. 미세먼지와 온난화로 위기가 가중되는 후손에게 지속 가능하게 이어질 양질의 일자리가.

환경운동가가 방조제를 모조리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건 아니다. 바닷물 흐름이 원활할 정도로 방조제 여러 군데 터놓는다면 방조제 안 갯벌이 되살아날 것이다. 예전처럼 늘어난 플랑크톤이 활발하게 탄소동화작용을 하면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줄어드는 만큼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고 생물다양성은 회복될 것이다. 어업이 활성화되면서 어촌은 활기를 찾을 것이며 방조제를 이용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게 틀림없다. 일자리? 자부심을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일자리가 괄목하게 늘어나겠지!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단지는 결코 자랑일 수 없다. (작은책, 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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