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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마음이 살 길
주현절 후 여섯 번째 주일설교문
2019년 02월 26일 (화) 15:21:14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주일설교문(19. 2. 17) 주현절 후 여섯 번째 주일
예레미야 17:5-10 “거짓된 마음이 살 길”

지난주에 서문을 써서 출판사에 넘겼습니다. 책 제목은 『분단체제에서 예수살기』, 부제는 소성리 사드철회투쟁기입니다. 처음에는 『식민지에서 예수살기』로 했는데, 식민지에 대한 논란을 불식하고자 ‘분단체제’로 고쳤습니다. 진밭교 평화기도회를 인도할 때, 사드철회투쟁에 대한 진정성과 정확성을 위해 원고설교를 했습니다. 그렇게 매 주 쌓이고 쌓여서 책 한 권이 됐습니다. 문재인정권이 출범한 2017년 5월 9일 시작해서 2019년 1월 31일까지 내용입니다. 책은 3월 6일 사순절이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맞춰서 나올 예정입니다.

   

책을 내는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사드철회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임을 기독교계에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소성리와 김천 사람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꿋꿋하게 투쟁중입니다. 사드가 나가는 그 날까지 투쟁을 중단하지 않는다고 결의했습니다. 그러므로 분단시대, 소성리가 짊어진 역사의 짐을 우리도 함께 지고 함께 평화를 구하자는 뜻입니다. 사드가 물러가는 소성리 평화가 진짜 한반도 평화이고 소성리에 봄이 와야 진짜 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살기에서 자유한국당 5. 18 망언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제목은 “자유한국당은 관련 의원을 제명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입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말한 이종명, 5·18 유공자를 ‘괴물집단’이라고 주장한 김순례, 전두환을 영웅으로 부르는 지만원을 끌어들여 막말 잔치판을 벌린 김진태. 자한당은 당장 이들을 국회에서 퇴출시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에 진상규명 의지가 투철한 사람을 추천해서 망언사태를 속죄하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을시 자한당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망언으로 자한당 지지율은 30%에서 19%대로 추락했습니다. 대구경북에서는 20%가 추락했습니다.

왜 우리는 자한당의 5.18 망언에 대해 분노하나요? 80년대를 살아간 무수한 젊은이들이 5·18 광주를 통해 역사의 세례를 받았습니다. 제가 그 생생한 사례입니다. 87년 6월 항쟁, 박근혜 국정농단에 대한 촛불집회는 5.18 광주 정신의 재현입니다. 전두환, 노태우 살인마에게 죽임당한 영령들과 항쟁에 참여한 민주시민, 구속자, 부상자, 유가족들의 희생으로 5·18은 이 땅 민주주의 정착에 결정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40여년의 대한민국 역사는 광주민중항쟁을 빼고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게 5.18 광주민중항쟁이 주는 역사진실입니다.

그런데 자한당의 역사 무뇌아들이 그들 원조들의 범죄에 대해 참회하기는커녕, 거짓뉴스로 왜곡하고 그 선전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누리고 있습니다. 김진태, 김순례는 자한당 전당대회 유세장에서 기고만장해서 더 떠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 인간이나 그들에게 판을 벌려주는 자한당이나 똑같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이런 망언, 역사범죄를 왜곡하는 일이 벌어지나요? 제대로 철저히 처벌하지 않아서입니다. 그 점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두 전 대통령에게 책임이 돌아갑니다.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섣부른 사면이 그 후예들에게 5.18 범죄 과오를 누그러뜨리고 만용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어제 페북에서 동영상을 봤습니다. 뉴욕에 거주하는 아키프 팔리라는 95세 노인이 나치부역자로 밝혀진 후, 추방돼서 독일로 압송되는 영상입니다. 이 노인은 갈 곳이 없다고 버텼지만 강제 압송됐습니다. 1943년 폴란드 수용소에서 무장경비병으로 근무하다가 그 사실을 숨기고 미국시민으로 살다가 발각된 것입니다. 95세 된 노인을 압송하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하니까, 뉴욕주 의회의장이 말하기를 “강제수용소에서는 수많은 80-90대 노인들과 어린아이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는 부역자가 아니라 제 나라 동족을 수천 명 학살한 원흉입니다. 그리고 군부독재를 통해 이 땅 민주주의를 수십 년 퇴보시켰습니다. 이들이 제 명을 살게 하는 건 정의가 아닙니다. 숨어사는 부역자까지도 기어이 추적해서 찾아내는데, 이 나라는 그 원흉들이 되레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떠듭니다. 이번에 5.18 특별법 개정을 통해 역사범죄에 대해 철저히 단죄해야 합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망언 당사자인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는 다시는 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국회에서 쫓아내야 합니다.
 
한미 양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1조 389억 원으로 합의했습니다. 2014년 9200억 원, 2015년 9320억 원, 2016년 9441억 원, 2017년 9507억 원, 2018년 9602억 원을 각각 부담 했습니다. 그동안은 물가 인상률 등을 반영해서 1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보다 787억 원을 올린 1조 389억 원입니다. 증액할 사유가 있나요? 전혀 없습니다. 지금의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이 3만7000명 수준이었던 2000년대 초반을 기준으로 매년 인상해 왔습니다. 현재 미군 병력은 2만8000명으로 9000명을 감축했고 실제 주둔인원은 이보다 적습니다. 병력을 감축하였으니 마땅히 주둔비용이 줄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도 삭감해야 합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오릅니다. 방위비분담금도 동맹국 중 가장 높은 분담금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한미군 주둔비 뿐만 아니라 많은 특혜를 주고 있습니다. 미군기지도 공짜로 사용합니다. 전기요금도 산업용 요금제도로 워낙 싼 덕에 전력사용량이 일인당 한국 군인보다 15배 많습니다. 하다못해 고속도로 통행료도 공짜입니다. 2017년 12월 기준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 불용액(사용하지 않고 남은 돈)은 1조원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재정회계는 남은 돈은 국고로 회수하는데 주한미군은 회수하지 않고 수 천 억 원의 이자수익을 내면서도 그 세금조차 면제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가서명 잉크도 안 말랐는데, 각료회의에서 “전화 몇 통화로 오억 달러 더 내게 했다. 한국의 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몇 년간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추가 인상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존재인지? 이 기울어진 종속관계를 어떻게 떨쳐내야 할지... 내 꿈은 사드철회투쟁을 반드시 승리해서 기울어진 한미관계를 끝내고 주권국가, 자주국가로 가는 전환점을 이루는 것입니다.

오늘 예레미야 본문에서 주목하고 싶은 말씀은 9절입니다. "만물보다 더 거짓되고 아주 썩은 것은 사람의 마음이니, 누가 그 속을 알 수 있습니까?" 사람의 마음에 대해 극히 부정적입니다. 이 말씀에 공감하나요? 그런데 왜 마음을 만물과 비교했나요? 이 말씀을 접할 때마다 가진 의문입니다. 우주만물, 천지만물, 자연만물이라고 말하듯이 세상 모든 것을 만물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만물 중 무엇이 거짓되고 썩었다는 건지 애매합니다. 특히 사람의 마음도 만물에 속합니다. 아, 이 말씀은 사람의 마음이 만물 중에서 가장 거짓되고 썩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만물과 비교하는 어법을 쓴 것입니다. 만물 중에 가장 부패한 것이 사람 마음이라는 말입니다. 사람 마음이 어떻길래, 그리도 거짓되고 아주 썩었다는 말인가요? 마음은 사람이 사물에 대해 어떤 감정이나 의지, 생각 등을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그 상태를 말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활동, 영혼의 작용이 다 마음 영역입니다. 마음 활동은 정서, 느낌, 생각입니다. 그리고 마음의 생각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만물 중에 사람 마음이 특히 거짓되고 썩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도 만물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다른 만물은 상보적입니다. 서로 보완하며 생존합니다. 홀로 생존하는 만물은 없습니다. 식물계도 다 신비한 생태질서 속에 있습니다. 동물계 먹이사슬이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일방적으로 잡아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서로 다 연결돼 있습니다. 먹이사슬이 깨지면 다른 종도 생존의 위기를 겪는 것을 볼 때 먹이사슬도 다 상보적 관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태양계 질서도 철저히 상보적입니다. 태양과 지구, 달의 움직임은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자전과 공전을 반복하며 태양계를 유지합니다. 어느 행성도 자기만 잘 났다고 운행질서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구상 유일하게 딱 한 종만이 상보적 관계를 깨뜨립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오직 사람만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욕망 때문에 상보적 관계를 깨뜨립니다. 그 욕망이 어찌나 깊고 은밀한지 자신도 모릅니다. 깊고 은밀한 마음이 본성이 돼서 사람을 지배합니다. 부패한 마음 때문에 서로 협력하게 돼 있는 사람세계의 공공재를 독점합니다. 사실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습니까? 잠시 나를 거쳐 가는 것뿐이죠. 그런데 무한정 독점하려 합니다. 그 욕심으로 사람세계를 파탄내고 혼란스럽게 합니다. 지금 지구가 기후변화로 종말이 코앞까지 왔지만, 그런 위기징후에도 아랑곳없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보다는 욕망달성을 우선시하는 것을 보십시오. 전쟁무기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장애인이 되지만 끝없이 분쟁을 일으키고 무기를 팔아먹는 걸 보십시오.

내가 현 시국에서, 아, 마음이 거짓된 사람의 증상이 바로 이것이로구나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타인의 고통에 대한 애통이 없는 것입니다. 5.18 망언을 하는 인간들의 마음의 문제가 무엇인가요? 그들은 5.18 항쟁의 희생자에 대해서는 전혀 애통해 하지 않습니다. 연민도 애도도 없습니다. 그리고 본말을 흐리는 엉뚱한 논쟁을 합니다.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느니, 북한군 침입설을 밝혀야 한다는 등. 악마의 궤계입니다.

반대로 희한하게도 수구세력들의 주장에 일관된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해자 편을 듭니다. 그들은 전두환, 노태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습니다. 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세월호 희생자들만 탓하지 그 참사를 일으킨 가해자를 밝히는 진상규명에는 놀랄 만큼 무심합니다. 그 어느 것도 예외가 없을 정도로 모든 사안에서 피해를 입은 약자를 향한 시선이 없습니다. 왜 그런가요? 거짓되고 썩은 자기 마음에 대한 성찰이 전혀 없는 채, 가해자와 자기를 동일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인륜적 반역사적 행보를 하면서도 용감합니다.

사람은 사람 속을 알 길이 없지만 다행히도 하나님은 "각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심장을 감찰하며, 각 사람의 행실과 행동에 따라 보상"(10절)합니다. 하나님이 살피는 건 무엇인가요? 무엇을 보려고 심장을 감찰하나요? 제일 먼저 사람이 자기 마음을 지키는가를 봅니다. 마음은 성서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1058번 나옵니다. 그만큼 사람에게 마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입니다.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무엇보다도 너는 네 마음을 지켜라.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새번역, 잠 4:23)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개역개정, 잠 4:23)
부자가 왜 하나님나라에 못 들어가나요? 부자는 자기 재산 지키는데 에너지를 다 쏟는 바람에 정작 자기 마음을 지키는 데 쓸 공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진실에서 구원받기를!

그 다음, 하나님이 살피는 것은 사람이 자기 마음의 상태를 알아서 경계하고 성령 안에 있는지를 봅니다. 심장이 따뜻한지, 형제애가 충만한지 아니면 이웃에 대해 무자비한지, 자신의 탐욕을 위해 대상화하는지를 봅니다. 그리고 그 마음과 심장 따라 행한 일에 보상합니다. 어떻게 보상하나요? 자신이 행한 대로 보상합니다. 이웃에게 자비했으면 자비로, 무자비했으면 무자비로.

하나님이 각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을 자각하는 사람은 결코 사람을 의지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힘이 되어 주려니 하고 믿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을” 압니다. 희한하게도 ‘저 사람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거야’ 하는 사람은 제대로 내 기대를 채워준 적이 없습니다. 반대로 누구도 기대하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때는 생각지도 않은 사람이 힘이 되는 것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자유와 평안은 내 마음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꼭 붙어 있을 때 옵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경계하십시오. 그리고 우는 사람과 함께 애통하십시오. 하나님은 민중이 수난당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자기 백성과 한 편인 사람을 찾습니다. 여러분이 그 사람이 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다같이 침묵으로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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