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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되고자 하면
강정개신교대책위 기도회(19. 2. 26)
2019년 02월 28일 (목) 15:20:19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강정개신교대책위 기도회(19. 2. 26)
마가 9:33-37 “첫째가 되고자 하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제주도 4.3 비극의 시발점인 3.1운동 백년도 코 앞입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이런 역사적인 날을 기념할 만큼 한가하지 못합니다. 바로 제 2공항 때문입니다. TV 오락프로는 인기연예인이 제주도에서 식당업 하는 것을 열심히 방송하고 있지만, 그래서 실정모르는 사람들은 방송을 보면서, 제주도의 여유와 낭만을 느낄지 모르지만, 제주도의 진실은 이곳 도청에 있습니다. 제주도의 민주시민들이 단식과 농성, 시위 등으로 제 2공항 건설 반대투쟁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SNS에 올라오는 소식을 접하면서, 단식자들의 단식 일수가 하루하루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엄문희님은 오늘로 단식 41일째입니다. 제주도민이 이 투쟁에 더 거국적으로 모여야 할 텐데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한편, 원희룡 도지사에 대해서도 유감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1월 초, 페북으로 원지사가 도청 계단에서 농성하는 사람들 가운데로 진입하면서 일부러 도발하는 장면을 봤습니다. 지금도 매일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밀치고, 피켓을 밟고, 일부러 시민들과 충돌을 유발하는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이 뭔가에 단단히 씌웠구나 했습니다. 저 사람이 왜 저러지... 교회에서는 참 좋은 사람으로 소문이 났는데... 그러다가 의문이 풀렸습니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책, 도올 김용옥의 『우린 너무 몰랐다』를 읽고 있습니다.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에서 뜻밖의 대목을 봤습니다. 바로 원희룡에 대한 언급입니다. 김용옥이 제주KBS의 기획프로그램 때문에 제주를 방문했을 때, 제주대학교 교수인 양진건님이 제주안내를 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인연이 된 후, 원지사가 김용옥의 제자를 자처한다는 것을 알게 된 양교수는 원 지사에 관해 매우 쓴 소리를 했습니다.

“원 지사에 대한 제주도민의 사랑은 무척 깊습니다. 그렇다면 그 깊은 만큼 원 지사는 제주를 깊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는 진정 제주도 사람이 무엇인지, 그 아이덴티티에 대한 깊은 감각이 없습니다. 그의 관심은 오직 중앙정계로의 진출뿐이고, 그 관심을 집중하기 위하여 제주도를 천박한 개발모델의 전위로 만드는 것이죠. 그는 제주도민의 깊은 기대와 사랑을 저버리고 있습니다. 위대한 정치인이 된다는 것은 꼭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사로서 정말 제주도를 위대하게 만들 때만이 혹 결과적으로 대선의 기회도 올 수 있는 것이지, 대통령 되기 위해 산다는 놈 치고 제대로 된 놈 있습니까? 원 지사가 젊은 날에 선생님의 책을 읽고 스승으로 모신다고 하니, 선생님께서 그런 것 좀 원희룡에게 가르쳐 주세요. 조금만 정신차리면 훌륭한 인물이 될 텐데 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제주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대치할 만한 스타도 없고 참 딱하게 생각하고 있지요.”

그 뒤 김용옥교수는 서울로 돌아와서 양 교수의 말을 담아서 원 지사에게 도정에 관해 충고하는 간곡한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원 지사는 그 뒤 일말의 소식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스승이라고 고백한 사람의 편지를 그냥 씹은 것입니다. 내 판단에 양 교수는 원 지사의 정체를 정확하게 진단했습니다. 원 지사가 대통령 야망을 접지 않는 한, 제 2공항 문제는 계속 불씨가 되겠구나 생각합니다.

이 판단에는 KBS제주 방송도 한 몫 했습니다. ‘제 2공항과 공군기지’의 관계에 대해 팩트체크를 했습니다. 다 보았을 것입니다. 김익태 기자가 토로하기를 제 2공항 예정지로 성산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의외라고 했습니다. 기존공항의 해안매립이나 정석이나 알뜨르의 활용, 신규지로는 대정이나 신도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성산이 공항부지가 됐다는 겁니다. 제주해군기지와 공군기지가 쌍을 이루기 위해서 정부와 국방부는 성산 제 2공항 건설을 집요하게 끌고 가겠다는 판단입니다. 이런 과정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과 너무 닮았습니다. 제주의 평화활동가들은 ‘군사기지없는 평화의 섬 제주’를 지향하는데, 게다가 해군기지로 인한 원한도 안 풀렸는데 공군기지까지 덤터기를 써야 한단 말인가! 하는 심정입니다.

오늘 복음은 교회에서 섬김의 도로 제일 많이 인용하는 말씀입니다. 제자들이 서로 누가 더 공이 크냐로 다툽니다. 정치적 야망으로 가득 찬 속셈이 겉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에 대한 예수의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그는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 그리고 그 실례로 어린이를 가운데 세우고,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를 영접하면 그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유수한 교회 안수집사인 원 지사도 이 말씀을 무수히 접했을 것입니다. 이 말씀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진짜 섬기는 사람은 그 무엇도 대상화, 수단화, 도구화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1세기 어린이의 존재는 매우 초라합니다. 아동인권은 20세기 산물입니다. 막스의 자본론에서 아동노동이 얼마나 혹독했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는 일부러 어린이를 가운데 세웠습니다. 늘 변두리에 밀려나 있는 어린이를 가운데 세우듯이, 가장 약한 사람을 우선 섬기라는 뜻입니다.

도지사라는 자리는 다음을 향하는 중간다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남의 눈에 보였다는 건, 그가 그만큼 제주도를 대상화하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양교수의 진단이 그 한 사람만의 진단이겠습니까. 이미 제주도민이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원 지사는 언제 민심의 불벼락을 맞을지 모릅니다. 진실로 제주도의 사랑받는 지사로 남으려면, 제 2공항을 통한 야심을 접어야 합니다. 우선 당장 단식자에게 단식을 중단하라고 간청해야 합니다. 원지사에게 성경말씀이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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