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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째 살아날 것이다
진밭교 평화기도회(19.4.11)
2019년 04월 11일 (목) 10:42:59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진밭교 평화기도회(19.4.11)
누가 18:31-34 “사흘 째 살아날 것이다"

오늘은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다. 중국 상해에서 1919년 4월 10일, 밤 열시에 독립운동가들이 모여서 다음날 오전 열시까지 긴 회의 끝에, 민주공화정을 골격으로 하는 정부를 구성, 선언하였다. 대한민국 헌법 1조인 민주공화국은 이 때 시작하였다. 꼬박 열 두 시간 밤을 세운 끝에 낳은 결실이다. 비록 정부는 구성했지만 망명정부의 앞길은 험난했다. 남의 땅에서 나라 잃은 백성들의 정부이니 얼마나 옹색했겠는가. 상해정부 시절, 독립운동이라는 거창한 외면과는 대조적으로 하루하루 끼니가 걱정이었다.

   
▲ 백창욱님 (사진제공_강형구님)

지금『장강일기』를 읽고 있는데 이런 대목이 있다.『장강일기』는 1919년 중국으로 망명한 시아버지(동농 김가진)와 남편을 찾으러 21살 젊은 새댁이 상해로 탈출해서 해방 때까지 임시정부와 동거동락한 정정화의 회고록이다. 한국의 잔다르크라고 불리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 회장(88)인 김자동의 모친이다. 김자동 역시 할아버지와 부모를 이어서 변절하지 않고 독립운동 가문을 빛낸 분이다. “26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나는 임시정부와 같이 살았다. 백범의 말대로 ‘거지나 다름없는’ 상해 시절 어느 때는 이동녕, 차이석, 이시영같은 분들과 시장 뒷골목에서 동전 한 닢짜리 중국 국수 찌꺼기를 달게 사 먹기도 했다.”

혁명가들이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타향에서 겪는 고생살이가 눈에 훤하다. 살림살이가 너무나 궁핍해서 정정화는 운동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여러 번 국내로 잠입하기도 했다. 망명정부는 일제의 중국대륙 침략에 따라 상해 항저우 난징 광저우 충칭으로 옮겨 다녔다. 그렇게 해방 때까지 풍찬노숙했다. 그러나 의인들의 삶은 해방 이후 귀국할 때도 평탄하지 못했다. 해방은 8월 15일이지만, 김구, 김규식, 이시영, 조완구 등 일진 귀국은 석 달이 지난 ,11월 23일에야 했다. 미군놈들이 망명정부의 귀환을 반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의환향은커녕 김포공항에는 단 한 명의 환영객도 없는 쓸쓸한 귀환이었다.

해방 이후 나라는 분단되고 일제에 빌붙어 나라 팔아먹는 일에 동조했던 친일매국노들이 여전히 활개치는 세상을 목격한 독립운동가들의 소회는 어땠을까? 개인은 물론이요 가문까지 희생하며 평생을 나라의 독립을 위해 투신한 혁명가들의 눈에 비친 조국은 비통하기 이를 데 없었다. 지금이라도 이분들의 행적을 더욱 발굴, 보존해서, 나라의 얼로 길이길이 기념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게 임시정부 백년을 맞이하는 후세의 도리이다.

오늘 복음말씀은 예수께서 예루살렘행을 결단한 후,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소회를 밝히는 대목이다. 앞으로 벌어질 일이란 예수의 수난이다. “인자가 이방 사람들에게 넘어가고, 조롱을 받고, 모욕을 당하고, 침뱉음을 당할 것이다. 그들은 채찍질한 뒤에, 그를 죽일 것이다.” 지배세력에게 온갖 수난을 당한 후에 죽임을 당한다는 예고이다.

예수가 자신을 지칭한 인자 곧 평범한 사람이든, 의인이든 옳은 일에 투신한 사람들이 합당한 대접을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슬프고 원통하게도 세상은 그 반대다. 일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독립투사들을 무수히 죽였다. 미군정은 해방 후, 식민지시절보다 못한 현실에 분노하여 저항한 사람들을 가차 없이 살육했다. 이승만정권은 제주 4.3 때, 단독정부를 반대한 의인뿐만 아니라, 양민들까지 빨갱이, 폭도라고 뒤집어씌우고 학살했다. 나라의 운명처럼 개인의 운명도 불우했다.

예수가 올라가기로 결단한 예루살렘은 부패권력의 총집결지이다. 황제의 대리인 총독도, 분봉왕도, 권력을 분점한 산헤드린도 민중을 벌거벗겨 자기 몫 찾기에 혈안인 도시다. 그런 곳에서 민중을 해방시키는 하나님나라를 구하는 일은 사실 결과가 훤히 보이는 일이다. 지배세력이 그런 사람을 가만히 둘 리가 없는 것이다. 온갖 모욕을 가하고 선동, 세뇌된 대중들이 욕하게 만들고 결국은 골고다에 끌려가서 십자가형을 당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예수는 마지막에 비장의 말씀을 했다. “그러나 그는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날 것이다.”(33절) 사흘은 이틀과 나흘의 중간이다. 사람이 죽으면 나흘이 돼야 완전히 죽은 것으로 판명난다. 사흘 째 되는 날에 살아난다는 말은 지배세력의 의도대로 죽지 않고 사흘째 살아남으로 그들의 계략을 깨뜨린다는 저항 선언이다. 사드철회투쟁도 이와 같다. 우리가 이곳 소성리 현장에서 경험했듯이, 온통 거짓이고 불법이고 한반도 평화에 백해무익인 사드를 반대하므로 그에 걸맞는 호응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이 땅 지배세력도 1세기 이스라엘 지배세력 못지않게 사대적이고 반민중적이다. 그에 따른 수난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사흘 째 되는 날 살아나듯이, 우리는 불법을 바로잡고 이 땅에 온전한 평화를 심을 것이다. 모욕과 수난에 굴복하지 말고 기어이 되살아나는 민중의 힘으로 사드철회투쟁을 승리하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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