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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
종려주일, 세월호기억주일 하늘의 소리
2019년 04월 15일 (월) 10:41:21 양재성 hfmc1004@hanmail.net

기억과 망각
빌립보서 2장 5~11절, 누가복음 22장 14~20절


▪ 들어가기.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며 시대적 아픔을 기억하고 수난의 의미를 새기는 주일입니다. 2014년 4월 16일은 종려주일을 지난 고난 주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수님의 수난의 중심부엔 어느새 세월호 참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수살기와 한국교회가 지키는 세월호 5주기 기억주일입니다. 오늘은 299명의 희생자 및 유가족과 5명의 실종자 및 실종자 가족, 그리고 아직도 고통 중에 있는 생존자 가족들까지 그리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이 예배를 드리고자 합니다. 하늘도 땅도 바다도 바람도 구름도 강도 산도 꽃도 울었습니다. 통곡의 시간이었고 절망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듭남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구원의 길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예배를 어여삐 여기시고 이분들을 위로해 주시고 진실을 인양해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 양재성님 (사진제공:한현실님)

▪ 기억.
세월호 참사를 대하며 세 가지 마음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는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난 것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는데도 구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정말 미안했습니다. 자본만을 향해 달려온 이 사회가 얼마나 끔찍한 사회인지 이를 어쩔 수 없다며 용인하고 묵인하며 살아온 삶이 얼마나 부끄러운 삶인지 반성하고 반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거짓 정권과 그 하수인들은 전방위적으로 기억을 지우고 망각의 늪으로 빠트렸습니다. 기억투쟁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전제국가나 독재권력이 하는 사악한 패단이 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잊지 않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이는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약속이며 서로서로의 약속이며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린 자본주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 주님의 만찬과 기억
오늘 복음서의 성서일과는 누가공동체가 전하는 22장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감지하고 마지막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십니다. 예루살렘은 종교의 심볼인 성전이 있고 예언자들의 활동 무대인 반면에 세속 권력과 부패한 종교집단들이 야합하여 진실을 죽이는 불신앙의 중심부요 예언자들을 잡아 죽이는 사악한 곳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삶과 가르침과 사랑을 십자가를 통해 완성하고자 하였습니다. 한 알의 밀알로 땅에 떨어져 죽고자 하였습니다. 기꺼이 하나님 나라의 실현과 영원한 생명을 나누기 위한 제단의 제물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비장한 행렬이었습니다. 그는 나귀 새끼를 타셨습니다. 당시 제국의 군병들은 말을 탔고 힘 있는 권력자들이 연약한 자들을 지배하는 노예사회인 반면에 하나님의 나라는 나귀 그것도 새끼나귀를 타심으로 힘없고 가난하고 연약한 존재들이 주인인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고 제자들과 함께 하십니다. 늘 하던 밥상 공동체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함께 밥을 먹는 삶이라고 가르쳤습니다. 평등한 밥상은 하나님 나라의 근본이었습니다.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면 말씀하십니다. “이 떡은 내 살이며 몸이요 삶입니다. 꼭 기억해주십시오.” 이어서 포도주를 잔에 따르고는 잔을 나누시며 “이 잔은 내 목숨이며 내 사랑입니다. 이 또한 꼭 기억해주십시오.”

▪ 히브리인들의 기억
이집트 제국과 싸워 이김으로 출애굽의 대장정에 오른 히브리인들의 고백 근저엔 기억 투쟁이 있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메시지였습니다.
“난 너희와 너희 조상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건져 낸 하나님이다.”
히브리 공동체는 이 메시지를 반복하여 가르쳤고 기억해냈습니다. 당신들이 믿는 하나님은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얽어매는 모든 구속으로부터 해방하여 참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고아와 과부의 하나님. 힘 없고 나약한 민초들의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이 히브리인들을 택하신 것은 그들이 히브리인 하피루 가장 비참하게 사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혈통과 민족성, 인종과 인성 때문이 아닙니다. 그 시절 히브리인들이 가장 고통당하는 계층이었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인들이 하나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히브리인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진리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 세월호 십자가
지난 2015년 8월, 최병수 작가가 세월호참사와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팽목항에 십자가를 만들어 세웠습니다. 이후 세월호 십자가는 수원가톨릭대 교정으로 옮겨졌습니다. 세월호 십자가에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있고,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6개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최병수 작가는 “이는 세월호 참사로 예수가 다시 십자가에 못박혔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십자가 앞에는 부활을 상징하는 둥근 알 모양의 석조물도 배치했습니다.
유희석 신부는 “십자가를 가져온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월호 참사는 수원교구의 일이었다”며,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사제가 될 이들의 기억에서 세월호참사가 멀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은 오늘날의 사제가 고통받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해 대신 목소리가 되어 준다는 것이며, 그 자체로 사목의 표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원신학교에는 단원고 희생자 박성호 군과 함께 예비신학생 시절을 보낸 심기윤 신학생이 다니고 있습니다. 그는, 함께 신학교에 입학하자고 굳게 약속했던 소중한 친구가 없다는 상실감, 외로움, 분노와 슬픔이 너무 커서 한동안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었지만, 그것이 친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주변의 좋은 이들에게 기대며 조금씩 행복해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세월호참사가 자신의 성소와 바라는 사제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가장 많이 본 것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들 곁에 누가 있어 줘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심기윤 신학생은 “말만이 아니라 실제로 고통받는 이들의 곁에 있는 교회가 필요하다. 한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며, “힘들어 하는 사람들 바로 옆에 있을 때, 그들 안에 내가 들어갔을 때, 그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과 같이 웃고, 같이 웃음을 찾아가는 사제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고 조금만 더 기억하고 함께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는, “아직도 아파하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괜찮아 보여도 아직 많이 아프다”며, “가족뿐 아니라 생존자, 소중한 이를 잃은 사람들, 또 다른 피해자들과 그런 그들을 보면서 슬퍼하는 이들을 기억하고 손잡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기억의 힘
2014년 4월 16일은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아니 잊어서는 안 되는 날입니다. 우리 민족 역사에 너무도 가슴 아픈 참사가 일어난 날입니다. 충분히 살릴 수 있었는데도 살리지 않아 고귀한 생명 304명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잔인한 날입니다.
어느 세월호 엄마가 말한 대로 기억은 힘입니다. 우리의 일그러진 삶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힘이고 세상의 잘못된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힘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월호의 아이들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하는 이 땅에서 좀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 정의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없습니다.

▪ 기억 안전 전시 공간
지난 12일, 광화문에 세월호 참사 추모시설인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공간은 24평 규모의 목조 건물로 전시실 2개와 시민참여공간, 안내공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은 지난달 천막을 철거한 '세월호 천막'의 절반 규모로 조성됐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고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성을 담았습니다.
참사 5주기 당일인 16일에도 4·16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추모행사를 진행합니다. 서울시와 4·16연대가 공동주관하는 '세월호참사 5주기 추모행사'는 '기억하고 오늘의 내일을 묻다'라는 주제로 이달 16일까지 세월호 기억문화제, 기억 시 낭송회, 추모 서화 전시 등 시민참여행사를 진행합니다. 참사 당일을 상징하는 시간인 이날 오후 4시 16분에는 광화문광장 남단에서 플래시몹도 진행됩니다. 서울시청에서는 '기억, 책임, 미래'라는 주제로 세월호참사 5주기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세월호 참사 당일에는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도 진행됩니다.
이렇듯 기억은 시대적 생명입니다. 기억하는 한 기억을 지우려는 세력이 누구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있지만 기억을 멈추는 순간 역사는 그 아픔을 재생산하고 그 악순환은 계속됩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600만 명이나 죽인 나찌를 절대 잊지 않았습니다. 대를 이어 기억을 가르치고 또 가르쳤습니다. 가해자 전범국 독일도 나찌에 참여하여 그 학살에 가담한 자들을 찾아내어 책임을 물었고 지금도 묻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는 불행하게도 그 고난의 역사를 지우려는 자들에 의해 농락당하였습니다. 역사는 지워지고 왜곡되었습니다.

▪ 제자들의 기억
오늘 서선서의 성서일과는 빌립보서 2장의 말씀입니다.
바울사도는 감옥에 갇혀 있고 옥중에서 빌립보교회에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본래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으로 하나님과 함께 계셨지만 하나님과 같이 계시지 않고 종의 형체로 이 땅에 오셔서 죽기까지 순종하였습니다. 그렇게 십자가에 처형당하셨습니다. 한 없이 낮아지고 또 낮아져 자신의 전부를 바치신 예수의 신앙행진, 정의행진, 사랑행진을 하나님의 뜻으로 보고 그의 죽음에서 메시아적 희생과 대속적 가치를 본 분이 바울입니다. 예수가 나를 대신하여 죽었기에 이제부턴 나도 예수를 위해 살아간다는 결단에서 기독교 신앙이 출발하였습니다. 예수를 위한 행위는 곧 이 시대 고난 받는 이들을 위한 헌신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기 시작함으로 예수를 부활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백은 예수가 걸었던 십자가의 길을 걷게 만들었고 예수처럼 십자가를 지게 하였습니다. 이것이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치열한 제자들의 기억 투쟁이 예수를 살려냈고 작은 예수로 살아가게 하였습니다. 작은 몸짓이 거대한 세상을 지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국을 무너뜨리고 전 세계로 번져나갔습니다. 사순절은 예수의 수난을 기억하며 시대적 아픔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기독교는 기억의 종교입니다.

<영적인 파산>이란 책을 쓴 존 캅은 개인적인 종교성, 영성에 안주하여 사회적 역할을 잊은 교회를 영적으로 파산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시대의 징조를 포착하는 일에 어둡다면 자기 영역에만 안주한다면, 고통 받는 이들과의 공감능력을 상실한다면 우리 교회의 미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거리의 신학자 이정배는 기억이 없이는 희망도 없음을 증언하는 게 종교의 본질이라고 말하며 세월호 참사를 통해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것을 기억의 수면 아래로 묻고자 하는 이들의 본격적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은 정치적 투쟁이 아닙니다. 참으로 자유롭기 위한, 이 땅의 미래를 위한 신앙적 투쟁입니다. 잊기를 원하는 거대한 흐름을 거슬러 결단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하늘의 몸짓입니다. 교회는 생존을 위한 목회자들의 일터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시대적 요청이 선포되는 곳입니다. 응당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품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곳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우리 시대의 최대 비극은 악한 자들의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이들의 침묵”이라고 말했습니다. 단테는 그의 신곡에서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에게 예약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를 정의 편에 서게 하시는 신비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예수의 십자가에 빗대어 말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자본의 제국, 악의 제국주의에 맞서다 희생된 이 시대의 십자가이며 수장된 아이들은 저마다의 작은 예수들입니다. 그리고 이 진실을 규명하고자 전 삶을 바치고 있는 유가족들 또한 진정한 예언자이며 작은 예수들입니다. 진상 규명은 그저 자식의 죽음을 알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하였지만 이젠 그 배후의 거대한 악을 밝히고 그 사악한 세력을 심판하는 자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이전 참사로 슬픔을 당하는 자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염원으로 안전사회를 구성하는 자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기저엔 이 시대의 불의한 역사를 바로 알고 기억하자는 것이 깔려 있습니다.

▪ 기억투쟁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의 한 나치 친위대원은 말합니다.
“그렇기에 전쟁이 어찌 끝날지언정 너희들에 대한 전쟁에서 이긴 것은 우리다. 너희 중 누구도 살아남아서 증언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설령 누가 살아남을 지라도 세상이 그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의심과 토론 역사가들의 조사가 있을 지라도 확실한 증거는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우리는 너희들과 함께 증거를 죄다 없애버릴 것이기 때문이다.......수용소 역사가 어떻게 쓰일지를 정하는 것은 우리가 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철저한 학살을 기획했습니다. 아감벤은 ‘아우슈비츠의 남은 자들’이란 책에서 아우슈비츠를 ‘사람이 없는 공간’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을 삶 자체로 분리시켜서 증언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장소란 것입니다. 이처럼 아우슈비츠가 언어가 단절된 공간, 즉 기억이나 증언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 공간이라면 이 곳 정부 역시 그들을 빼닮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사람 없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탓입니다.

그들은 망각을 요구하고 ‘이제 그만 잊자’고 합니다. 하지만 성서는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책입니다. 그들은 절기를 만들어 역사 속의 사건을 기억하고자 했으며, 예배를 통해 그 기억들을 재연했습니다.“망각은 노예의 길이요, 기억은 구원의 신비”라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말처럼 기억함으로 진실을 보자며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한다면 반드시 진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여 마음 판에 새기며 현재화하는 말씀이 성서입니다. 기억합시다.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기억’입니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고, 그분의 삶을 기억하면서 그것을 현재로 살아내는 것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오늘의 다양한 사건들이 계속 회전되고 무의미와 소멸의 위기 속으로 사라져 버리지만 성서의 사건과 예수사건은 오늘의 사건들이 소멸해가는 속도를 넘어서서 언제나 기억해야할 것을 그 자리에 존재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잊혀 지지 않는 말씀은 계시가 되기 때문입니다.

▪ 유민이 아빠의 부탁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오랜만에 언론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세월호 참상을 알리고 그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46일간 단식을 강행한 분입니다. 그의 딸 유나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빠를 살려달라고 이러다가 아빠가 죽는다고 아빠의 단식을 중단시킬 수 있는 분은 박근혜 대통령뿐이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2016년 3월부터 tbs라디오 <가슴에 담아온 작은 목소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1주일에 한 번 15분 동안 방송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김씨는 일본군 위안부, 5·18, 형제복지원, 대구지하철참사 등 여러 사건의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아직도 전국에서 피켓을 들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을 받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정말 고마워요. 저도 이런 일을 겪기 전까지는 잘 몰랐어요. 세월호보다 훨씬 더 오래됐는데 곁에 있어주는 사람 없이 쓸쓸하게 싸우는 분들도 있어요. 어떤 분들은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것만으로도 제 손을 붙잡고 우세요. 다른 뜻은 없어요. 유민이의 죽음으로 돌아본 세상은 나보다도 억울하고 소외당하며 힘든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제가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이 될 때까지… 잊지 말자고… 얘기하고 싶어요.”

▪ 세월호의 증인
교우 여러분, 한 때 <망각은 망국>이란 큰 글씨가 세월호 광장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세월호는 그저 재수가 없어서 일어난 사고가 아닙니다. 이것은 이 시대가 조직적으로 만든 참사입니다. 그러기에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잊는 순간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는 또 발생할 겁니다. 그러면 다음은 이웃집, 그 다음은 우리 집에 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기억공원은 광화문뿐만 아니라 우리 집에도 교회에도 만들어야 합니다. 진실 규명은 기억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의 부활도 제자들의 기억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잊지 맙시다. 끝까지 함께 하십시다. 그리고 행동합시다. 어젠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2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추모제를 가졌습니다. 이번 한 주간은 고난주간이며 세월호 추모주간입니다. 세월호 관련 행사와 기도회에 동참합시다. 세월호 사건은 이 민족을 구원할 메시아적 사건입니다. 그러기에 이렇게 지난한 것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구원할 것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정직하게 세월호의 중인이 되는 일입니다. 그 길을 함께 걷자고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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