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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종단 종교 화합의 걸음
생명 평화의 땅 DMZ 걷다
2019년 09월 08일 (일) 22:00:56 새마갈노 webmaster@eswn.kr

아물지 않은 상처, 나무로 치면 옹이와 같은 이곳에 온갖 생명이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죽어서 살아난 부활의 땅! 희망이 용솟음치는 화합과 상생의 공간으로 살아난 땅! DMZ와 민통선 지역은 항상 고요와 적막감이 감돈다. 그곳에 낮게 깔린 최고의 긴장, 그 긴장의 응축이 만든 허상의 평화! 그 허상의 평화를 현실화하려는 한국 5대 종단 종교인들의 기도! 역설적이게도 그 허상의 평화 위에 새들의 낙원이 펼쳐진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5개 종단 환경단체가 9월 4~6일, DMZ 생명평화순례를 가졌다. “기후변화는 인간의 욕망, 탐욕, 무관심과 오만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입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선함, 피조물에 대한 존중을 공동체 안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종교가 나서야 합니다.” 종교인들이 함께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함께 뭉친 이유이다. 종교변화의 위기 의식 저변에는 종교 역시 개발 위주의 자본의 논리에 발맞춰 종교의 본질을 잃었다는 성찰에서 시작되었다.

자연과 인간의 공생에 앞서 종교 간의 화합과 존중은 종소리처럼 긴 울림을 주었다. 아침에 출발하면서 주최 측인 천주교식 예배로 경건하게 시작하였다. “이제 저희의 잘못을 뉘우치며, 분단과 죽음의 상징인 저 비무장지대 안에 당신이 이루어내신 생명과 평화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이웃 종교의 도반들과 함께 기도하며, 이 땅과 온 세상에 평화를 이루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신부님도 목사님도 스님도 교무님도 천도교 대표도 함께하는 “아멘”의 울림이 가슴에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의 안내로 첫 일정인 태풍전망대는 태풍으로 군 당국서 허가가 나지 않아 아쉬웠다. 휴전 이후 70여 년 가까이 DMZ는 전쟁, 죽음, 분단 등을 상징하는 어둡고 슬픈 땅이었다. 사람이 제대로 접근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다. 덕분에 DMZ는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된 탓에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되었고 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연천 호로구로성은 임진강과 한탄강의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의 주상절리의 빼어난 경관 위에 세운 고구려의 최남단 요새이다. 임진강 하류에서 배를 타지 않고 건널 수 있는 여울목이 이곳에 있다. 이 여울목에 두루미들의 낙원이 펼쳐진다. 시베리아의 추위를 피해 여행 온 두루미은 한겨울 강이 꽁꽁 얼어붙어도 급하게 흐르는 여울물은 얼지 않을 뿐 아니라 이곳에서 다슬기와 물고기를 잡으며 먹이 활동을 하며 한국 여행을 풍요롭게 즐긴다.

둠벙은 작은 물웅덩이를 말하는데 작지만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작은 물웅덩이가 생물 다양성이 높은 이유는 물이 마르지 않고 수위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멸종위기의 수서곤충이 발견되기도 하며 독특한 희귀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미꾸라지, 붕어, 물방개, 소금쟁이, 밀잠자리, 메뚜기 같은 온갖 생명의 보고이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서는 천도교식의 예배를 보았다. 맑은 물처럼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로 청수 봉전하고 14자 주문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영세불망만사지(永世不忘萬事知)’ ‘우주에 가득 찬 한울님의 지극한 기운과 하나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알아 한울님의 지극한 기운이 내리기를 청하여 빕니다. 안으로 신령으로 밖으로 기화로 작용하는 한울님 모심을 깨달아 한울님의 자연한 덕에 합일하고자 마음을 정하고 평생 잊지 않겠사오니 모든 일을 바르게 헤아리고 한울님의 지혜를 받고자 합니다.’라는 뜻이다.
김승호 소장의‘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 지정과 DMZ의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은 유익한 것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뒤풀이 시간은 더욱 유익한 것이었다. 언제나 역사는 문제 제기하는 자들에 의해 발전해왔다. 불편해하는 자들에 의해 바뀌어왔다. 종교지도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격식을 차리지 않고 간단한 음주와 함께 마음의 벽을 넘어 풍요와 과도하게 편리한 세상에 대한 문제 제기, 그것이 가져다줄 불편함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토로하는 시간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다음날 오금리 재두루미 월동지와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하였다. 아침은 기독교의 ‘평화를 위한 기도’로 시작하였다. “주님, 우리는 성장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온 땅 곳곳을 파괴하였습니다. 포크레인과 불도저가 지나고 콘크리트가 생명의 땅을 덮어버렸습니다.

창조세계에 대한 착취와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우리는 회복의 능력과 소망을 봅니다. 수십 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이곳은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 되었고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습니다.”

김승호 소장은 사람의 간섭이 없으면 자연은 스스로 복원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두루미 월동지에서 “여러분이 새가 되었다고 생각하시고 겨울을 나실 곳을 찾아보세요!” 두루미는 몸길이가 140cm에 이르는 대형 조류이다. 작은 새처럼 적을 발견하자마자 한 번에 날아오르지를 못한다. 그래서 천적들이 잘 달려오기 힘든 섬이나 여울에서 한 발을 들고 잔다. 달리며 날개를 퍼덕이며 기류를 만들어야 날 수 있다. 활주로가 필요한 것이다. 습지에는 갈대, 부들, 줄, 고랭이 등 뿌리만 물속에 사는 식물과 뿌리는 물속에 담그고 물 위로 잎이 자라는 부엽식물인 수련과 자라풀이 보인다.

저녁에는 원불교의 법회가 있었다. 이웃종교인들이 함께 원불교은 영주를 암송한다. 천지영기 아심정 (天地靈氣我心定) 만사여의 아심통 (萬事如意 我心通) 천지여아 동일체 (天地與我 同一體) 아여천지 동심정 (我與天地 同心正) ‘나의 마음에 분별주착심과 산란심을 끊어 세상 경계에 흔들리지 않으면 천지의 기운과 나의 기운은 하나가 되어 우주에 가득 차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 세상 모든 일이 나의 마음대로 이루어지게 되고. 내 마음은 세상의 모든 일을 훤히 꿰뚫어 손바닥 위의 구슬보듯 한다.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면 천지와 나는 하나가 되어 천지가 곧 내가 되고 내가 곧 천지가 되어 나는 천지의 주인이 된다.’ 이후 나의 유라시아 평화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주최측에서 특별히 시간을 내어주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대단했다.

사흘째 염화수로와 유도를 둘러보고 덕포진에서 대명포구까지 순례하며 주변의 습지를 살펴보았다. 오른 쪽은 철책으로 막혔고 왼 쪽은 습지에 옥잠화가 만발했다. 마지막으로 불교식 의식을 거행하며 불교환경연대에서 준비한 환경 다짐을 함께 낭송한다. “1, 천지자연이 모두 연결된 우주 생명임을 알아 존중하며 모시는 삶을 살겠습니다. 2, 경쟁 대립하는 죽임의 삶이 아니라 서로 살리는 삶을 살겠습니다. 3, 많은 것 빠른 것보다 작고 적은 것을 추구하며 단순 소박한 삶을 살겠습니다. 4, 깨끗함, 편리함이 마음의 분별인 줄 알아 적당히 불편한 삶을 살겠습니다. 5, 물질적인 풍요보다 마음의 풍요를 추구하는, 수행하며 나누는 삶을 살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큰절을 올리며 헤어졌다. (강명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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