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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욕망을 감춘 Laos 수도 Vientiane
2011년 03월 20일 (일) 22:07:39 류기석 yoogiseo@yonsei.ac.kr

순수의 고향 싸바이디~ 라오스

지난 2월의 마지막 주, 우리보다는 조금 더 오지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의 삶을 체험하고, 원색의 순수한 자연과 깊은 교감을 갖기 위한 몸부림으로 아시아 속 오지를 찾았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위앙짠 지도

오지마을로의 길 떠남 혹은 일상탈출이란 누군가의 말처럼 ‘깨쳐라. 깨달아라’ 네 속에 있는 하나님을 찾아라. 네 속에 있는 하나님이 바로 너다’라고 하는 표층이 아닌 심층의 비밀을 발견하는 것이다. 

‘일상’의 반대말은 ‘떠남’이다. 일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알아 간다는 설레임 그 자체이다. 이처럼 나의 떠남은 어쩌면 운명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오지란 언제나 꿈처럼 마음을 부풀게 한다.

그 꿈이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책을 읽거나 길을 걷다가 아니면 이웃들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속에 신이 감추어 놓은 멋진 오지의 삶과 자연이 내 앞에 펼쳐진다. 

우리와 다른 생존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아시아, 그중에서도 가장 비밀스럽게 감춰져 왔던 라오스는 우리들이 잃어버렸던 착함과 순수가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는 나라,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하여 메콩강이 흐르고, 국토 면적의 80% 이상이 산지인 전형적인 내륙국가로 국토의 남북거리가 약1500km, 한반도의 1.1배 면적, 인구는 600만이 채 안된다.

라오스 주변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중국이 둘러싸고 있어 과거로부터 온갖 수난을 겪게 된 슬픈 역사를 가진 나라다. 과거 1353년에 성립한 백만마리 코끼리의 땅이라는 뜻의 '란쌍왕조'를 탄생시킨 이후 크메르, 타이, 베트남 틈바구니에서 번갈아가며 식민지배를 받아오다가 제국주의 시대에 들어서 프랑스가 타이왕국으로부터 메콩강 동쪽 땅을 챙겨 현재의 국경을 만들고, 라오스를 지배했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탓 루앙 사원내 풍경

한편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을 치루면서 아시아를 쑥대밭으로 만들던 시기에 일본에 지배 당하였고, 일본이 패망하자 좌익과 우익의 대립속에서 내전이 계속되다가 베트남 전쟁시에는 베트공과 미국이 일전을 치루면서 엉뚱한 라오스가 피해를 당했다. 아직까지 라오스 오지마을 깊은 땅 속에는 엄청난 불발탄이 묻혀있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라오스왕국은 폐지되어 현재에 이르게 된다.

이곳의 기후는 5∼10월까지는 우기, 11∼4월까지는 건기를 이루는 아적도성 몬순 기후이다. 기온은 12∼2월의 시원한 달에는 평균 16∼21℃이고 3∼4월에는 32℃가 넘는다. 연강수량은 저지대에서는 1,500∼1,700㎜이고 볼로방 고원의 산악지대에서는 3,000㎜ 정도이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수도 위앙짠, 거리의 노점상

라오스는 전체 국토의 약 4%만 농사짓기에 적합하다. 쌀이 주요작물이며 쌀을 경작하는 평야의 약 1/3에서 관개농업을 하고 있다. 열대수림이 국토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북쪽은 주로 넓은 잎의 상록수림으로 참나무·소나무·목련·월계수가 자라고, 남쪽은 낙엽성 몬순수림으로 티크·자단·흑단·백단향·대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은 호랑이·코끼리·표범·긴팔원숭이·물소 등이 서식한다.

다양한 광물이 묻혀 있지만, 주석·석고·암염을 상업적 목적으로 필요한 양만큼 채굴한다. 주석 매장량은 제한되어 있다. 그밖에 석탄, 철광석, 구리, 금, 가성칼리(수산화칼륨), 납, 아연, 보석용 원석 등이 있다. 강은 수량이 풍부하여 수력발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아직 널리 개발되지는 않았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관계로 항구도 없어 다른 나라와 무역이 불가능하다. 즉, 산업이 발달하기 힘들다. 주변국의 항구를 이용하고, 철도로 물건을 날라야 하는데, 라오스의 산악지형은 철도 또한 들어서기 어렵다. 결국 라오스는 인구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업발전 속도도 느리다. 여기에 교육 또한 제대로 받을 수 없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빠뚜 사이(Patu Xay)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수도 위앙짠, 딸랏 싸오

라오스 교육은 대도시 이외의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수도 받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주5일제로 1일 9시간의 수업을 받는데 그것도 점심시간 2시간은 모두 집에서 식사를 하고 온단다. 선생님들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고, 교과서는 선생님에게만 지급되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니 그 내용을 일일이 칠판에 적고나면 사실 집중적인 공부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식보다는 인성과 예절 등 전인교육을 시킬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어떤이들은 오히려 이런 교육이 장점이란다.     

또한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에서 생태환경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국토 대부분이 푸른 숲으로 덮여 있고, 북부의 산과 남부의 평원을 넉넉히 적시며 메콩강이 흐른다. 특히 라오스 북부지역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다양한 소수부족들의 삶이 매력적인 곳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하여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벼를 심고, 베트남 사람들은 벼를 수확하며, 라오스 사람들은 그 벼가 자라나는 소리를 듣고 산다."는 말이다. 느리고 천천히 삶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살아가는 그들만의 행복이 느껴진다.

이 곳 종교는 기독교가 1.3% 정도라는데 그것은 남부와 북부 오지마을에 사는 일부 몽족 등 소수민족이 차지하며, 대다수가 소승불교를 믿는데, 소승불교는 대승불교와는 달리 깨달음의 과정이 고행이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라오스 사람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괜찮다'라는 말로도 표현된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사원내 불상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사원내 불상

아시아의 최빈국 라오스는 항상 평화롭다. 그저 자연에 순응하며 느리게 살아가는 모습은 매년 실시하는 행복지수 조사에서 방글라데시, 부탄 등과 함께 항상 선두를 지키고 있단다. 그래서 라오스 오지마을 여행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서두르지 않는 사람들의 미소다.

욕망을 감춘 Laos 수도 Vientiane

작은 지방의 버스터미널을 연상시키는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비엔티안), 이곳에는 전통사원으로 원형이 잘 보존된 왓 시사깻, 왕실사원이자 에메랄드 불상의 근언지인 왓 호파깨우, 부처님 가슴뼈 사리가 봉안된 황금탑 왓 탓루앙, 비엔티엔 시내를 한눈에 볼수 있는 독립기념문인 빠뚜싸이 그리고 시원한 메콩강변이 있다.  

   
▲ 메콩강변에 있는 민족영웅 ‘짜우아누봉’동상

위앙짠 도착한 후 뚝뚝이(삼륜 이동수단)가 안내한 메콩강변의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면서 한 나라의 수도답지 않은 수도를 둘러봤다. 메콩강가에는 라오스 민족영웅 ‘짜우아누봉’ 동상이 명물로 자리 잡았다. 작년 11월 9일이 루앙파방에서 위앙짠으로 라오스가 천도한지 450주년되는 날이라 이곳 메콩강변에서 기념식이 거행돼 화제가 됐단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비엔티엔)은 옳지않다. 위앙짠(웽짠, 비엔짱)이라고 해야 사람들이 한발짝 더 다가선다. 이유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식 발음 비엔티안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원래 발음을 되찾겠다는 소리없는 몸짓으로 이름을 되찾은 것은 곧 정신을 바로 세운 것이다. 위앙짠은 라오스 사람들의 자존감이 걸려 있는 듯 보인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수도 위앙짠, 전통식당 풍경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수도 위앙짠, 전통음식 풍경

쓰리 쌋타낙(Sri Sattanak), 또는 씨타낙(Sisattanak)이란 옛 이름을 가진 이 도시의 본래 의미는 ‘백단향(白檀香)의 도시’다. ‘백단향’과 ‘달(月)’이란 단어의 철자와 발음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달의 도시'로 오해되고 있기도 하다.

17세기말, 이탈리아 선교사 레리아(Leria de Marini)에 의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도시’로 평가 받은 위앙짠은 그렇게 라오스의 수도로 메콩 강변에 자리 잡았다. 도시인구는 약 200만 명에 이른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사원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사원내부 풍경

도시의 역사는 초기 크메르인들이 힌두교 사원을 중심으로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중국 윈난(雲南)에서 난짜오(南詔) 왕국을 대신하던 따리(大理) 왕국이 1253년에 몽고의 침략으로 멸망하자, 그 유민인 타이족 계열의 종족이 남하(南下)하여, 이 지역에 있던 소수의 크메르인을 대신하여 자리를 잡았다. 이들이 지금의 라오인이며, 이때부터 라오스의 역사시대가 시작되었다. 그 후 1560년에 이르러 위앙짠은 쎗타티랏(Setthathirath)왕에 의해 란쌍(Lan Xang)왕국의 수도로 정해졌다고 한다.

메콩강이 유유히 흐르는 강 건너는 태국이다. 2009년 우기 때 홍수 피해를 입은 위앙짠 시내가 매년 강의 범람으로 수해를 입는데 원인은 강뚝이 낮기 때문이다. 이에 홍수피해와 침식으로 인한 토지 유실을 막기 위해 최근 그들은 한국의 유무상적인 도움으로 메콩강변의 종합관리사업을 벌이게 됐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수도 위앙짠, 밤 풍경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 수도 위앙짠, 먹음직 스러운 과일

한국이 서울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듯 라오스도 위앙짠에서 메콩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강변의 모래를 마구 준설하고, 시멘트 뚝을 높이 쌓아 만든 강변이 좀더 신중한 생태환경을 위한 하천살리기 공법으로 진행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 500년이나 된 오래된 사원에 발길이 닿았다. 라오스 도시들이 그러하듯 위앙짠에도 도시 곳곳에 사원들이 가득하다. 대부분 재건축된 사원들이지만 거리를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한 번쯤 들르면 좋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탓 루앙 사원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탓 루앙 사원내 풍경

그리고 찾은 곳이 탓 루앙이다. 위앙짠은 메콩강의 북동안(北東岸)에 펼쳐져있으며, 주요도로는 강과 병행을 이룬다. 위앙짠의 대로(大路)인 란쌍로(Thanon Lane Xang)는 이들 도로와 직각(直角)을 이루며, 대통령궁에서 북동쪽으로 독립문인 빠뚜 사이(Patu Xay)를 지나 라오스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적 기념물인 파 탓 루앙(Pha That Luang)을 향해 나있다.

탓 루앙은 라오스의 랜드마크 격인 사원이다. 라오스에는 모든 도시와 마을에 탓 루앙이 있는데 위앙짠의 그것이 가장 크고 또 아름다운 탓 루앙으로 손꼽힌다. 본래 인도에서 석가모니 부처의 갈비뼈와 머리카락 사리를 가져온 세 명의 스님이 조성한 작은 사리탑이었다고 하는데 16세기 세타티랏 왕이 지금의 모양으로 증축했고, 20세기 초에도 복원과 보수 공사가 이뤄졌단다.

세타티랏 왕의 동상을 지나 사원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탑이 시선을 압도하는데 사각의 하얀 연꽃 받침대 위에 우뚝한 45m 높이 중앙탑은 온통 황금칠로 빛난다. 연꽃 받침대를 빙 둘러 똑같은 모양의 탑들이 중앙탑을 호위하고, 사람들은 이 탑을 시계 방향으로 돌며 탑돌이를 한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탓 루앙 사원내 풍경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탓 루앙 사원내 풍경

매년 11월의 탓 루앙 축제 때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탓 루앙 축제는 라오스 사람들이 평생에 한 번은 참가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축제로 스님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비는 순례객들의 풍경이 장관일 것 같다.

낡고 허름한 딸랏 싸오(Talat Sao 아침시장)는 위앙짠의 중심 터미널과 시장 주변에 있는데 뚝뚝 정차장, 식당들이 모여 있어 한번쯤 들리게 된다. 아침에만 여는 재래시장이 아니라 오후까지 문을 여는 상설시장이다. 식료품과 생필품은 물론이고 의류, 모직, 보석을 포함한 다양한 물건을 판매한다. 실크 스카프, 골동품, 기념품 매장도 들어서 있으므로 가벼운 기념품을 사기에도 적합하다.

이밖에 박물관 같지 않은 박물관도 있고, 소박한 수상관저와 현대식 문화예술회관이 전원마을처럼 공존하는 곳이 위앙짠의 매력이다. 느긋한 마음으로 도심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편안한 느낌으로 바뀌게 된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국립발물관 전경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국립발물관 전경

사실 냉전 시기에도 라오스는 동유럽의 산업화된 공산주의 국가들과는 달랐다는 평가, 1980년대초 농촌 사회의 꼬뮌(공산주의 공동체) 건설 운동은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한 채 몇년을 버티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도시 라오스는 여전히 공산당 1당 독재 국가다. 그러나 이 나라의 입법활동은 이제 자본주의 경제를 운용하기 위한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 초록과 순수의 땅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 문화예술회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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