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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발전 협동조합’ 멋져요 !
협동조합으로 재생 가능한 전기 나누기
2013년 04월 02일 (화) 10:30:59 박병상 brilsymbio@hanmail.net

올겨울 ‘영흥화력발전소 공동조사단’ 일원으로 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활용 현장을 다녀올 수 있었다. 우리와 기상조건이 비슷한 지역으로 가자는 제안이 없지 않았지만 주어진 시간이 충분치 않아, 가까운 국가의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햇빛발전 협동조합’이 많은 도시에서 태동하고 있다. 우리에게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잠깐이나마 혹한을 피했다.

   
골프를 위해 겨울철에 태국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걸까. 방콕 수완나폼 공항 착륙 후 가방을 찾을 때, “골프백은 다른 곳에서 찾으라.”는 우리말 안내가 나온다. 아열대지역인 만큼 햇볕이 강하고 사시사철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태국에서 추위를 피하는 것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찾은 현장은 태국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세 번째 규모인 태양광 발전소였다.

한가로워 보이는 사탕수수밭과 2모작을 넘어 3모작하며 땅을 혹사시키는 농촌 풍경을 차창으로 한 시간 정도 비라보다 도착한 발전소는 15만 개의 태양광 패널로 시간당 2000킬로와트의 전기를 하루 평균 5시간 30분 동안 생산하고 있었다. 그를 위해 1500억 원의 자금이 동원되었다고 했다. 킬로와트 당 440원 정도의 발전 단가가 나오지만 정부에서 320원을 보조하여, 7년이 지나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보다 햇볕이 강한 태국은 인구밀도가 낮고 넓은 평지가 이어지지만 설치비용 때문이었을까, 구조물이 낮고 단단해 보이지 않는다. 패널 아래의 땅을 활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독일의 한 발전소는 온실을 지어 지붕에 패널을 붙이던데, 독일과 태양 강도와 기후조건이 비슷한 우리나라는 독일이나 태국처럼 패널을 설치할 땅이 충분하지 않다. 인삼을 재배 농가의 밭에 패널로 그늘 막을 만들면 어떨까.

산지가 국토의 65퍼센트에 이르고 태풍과 풍수해가 잦는 우리는 태양광 시설을 대규모로 설치할 곳을 찾기 어렵다. 산비탈에 설치하는 것은 생태계를 파괴하여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풍수해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도시가 그렇듯, 체육관이나 관공서, 교회나 학교의 지붕을 적극 이용할 수 있다. 아스팔트로 만들어 도시의 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주차장을 패널로 덮을 수 있을 것이다.

태국 북부 농촌 지대에 조성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방문했다. 아열대 지방의 특성을 잘 살려 넓은 농토에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사탕수수로 설탕과 에탄올을 가공하는 그 공장은 부산물을 적극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2003년 41메가와트로 시작해 현재 67.5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는 공장은 6000농가와 사탕수수 계약재배를 하며 주민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자랑했다. 발전 과정에서 버릴 게 전혀 없어, 유기 폐기물은 발효해 사탕수수의 퇴비로 활용하고 폐수는 재활용하며 발전 효율이 80퍼센트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사시사철 사탕수수를 재배할 수 있는 태국의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강수량, 그리고 넓은 농토가 부러웠는데, 사탕수수를 재배할 수 없는 우리는 바이오매스 발전을 어떻게 구상할 수 있을까. 온대지역인 독일도 축산분뇨와 특별한 노력 없이 빨리 자라는 나무로 만든 ‘우드칩’을 활용하던데, 우리도 섬 지방이나 농촌에서 축산분뇨와 갈대 종류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음식 쓰레기의 자원화도 적극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난방이 필요 없으므로 열병합이 대세일 수 없는 태국과 달리 대부분의 도시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열병합으로 운영하는 독일은 효율을 90퍼센트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는 어떤가. 거대 화력발전 시설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하면서 열병합을 시도하지 않는다.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영흥도를 보자. 80만 킬로와트 급 화력발전 시설이 4기가 가동 중이고 2기가 곧 완공되건만 정부는 2기의 추가를 승인했다. 40퍼센트 상회하는 효율을 자랑하지만 나머지 에너지의 대부분은 바다에 버려 해양생태계를 교란한다.

막대한 전기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적극 재발하는 것을 말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윤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은 속성상 조성 원가에 비해 발전 양이 작은 에너지를 선호하기 어렵다. 이명박 정권이 재생 가능한 전기의 의무 비율을 규정했더니 일부 기업은 조력발전으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려 든다. 그에 반해, 지역의 소비자와 생태계를 생각하는 우리의 정책적 배려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독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태양이나 바람으로 생산한 지역의 전기에 보조금을 지원하여 민간의 기술력과 경제성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일본도 민간의 전기 생산 비용과 전기회사의 생산 비용 차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역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 활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 확보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발전 차액 지원 정책’을 한때 운용했던 우리나라도 다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여러 도시에서 출범한 우리의 ‘햇빛발전 협동조합’은 아직 자본 규모가 작다. 그 취지에 적극 동의하는 시민들의 참여로 소박하게 시작한 그 협동조합은 패널을 설치할 지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태양이 보내지 않는 청구서를 지붕을 소유한 이가 부담스럽게 청구하는 모양이다. 발전 차액 제도 정비에 시간이 걸린다면, ‘햇빛발전 협동조합’이 지역에 정착할 때까지 정부와 관공서의 지붕이라도 먼저 투자할 수 없을까.

멀지 않은 조상은 전기 없이 잘 살았지만, 지금은 생각하기 어렵다. 한데 심화되는 지구온난화와 핵발전소 폭발은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의 전기 사용을 긴박하게 요구한다. 이익에 우선하는 대규모 공급자의 의도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 직접 생산하는 능동적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햇빛발전 협동조합’은 그 길을 안내할 것으로 기대하는데, 아직 낯설다.

태국처럼 활용할 땅이 넓거나 기온이 온화하지 않아도, 독일처럼 국가의 지원이 적극적이지 않아도, 햇빛발전 협동조합은 첫 걸음을 뗐다. 시작이 반이다. 우리보다 먼저 민간에서 시작한 독일이나 기업에서 먼저 시작한 태국도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협동조합에서 재생 가능한 전기를 깨끗하게 생산하더라도 정부에서 보조하지 않는 한, 공급 가격이 다소 높을 수 있다. 조합원은 전기의 효율화와 절약을 먼저 실천할 필요가 있다. (지금여기, 201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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